<열린마당> 인터넷과 建設 수요

김선덕 현대경제연구원 위원

 우리나라 인터넷 이용자는 매년 폭발적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1998년 310만명 정도에서 1999년 들어서는 10월까지만 해도 전년의 두 배가 약간 넘는 631만명으로 증가했다.

 인구 대비 이용자 수로만 비교하면 영어를 사용하는 미국·영국·캐나다·호주를 제외하고는 근소한 차이는 있지만 일본·독일 등과 함께 2위 그룹을 형성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산업화는 늦었지만 정보화에서는 상대적으로 짧은 시간 동안 상당히 빠른 속도로 선진국과의 간격을 좁혀 나가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현재 인터넷 이용자 증가 속도를 감안하면 인터넷은 향후 소비행태, 생산방식, 유통체계, 금융거래 등 우리 경제 전반에 큰 변화를 몰고 올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 인터넷으로 인한 이러한 변화의 소용돌이는 건설 수요에는 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 이는 디지털경제시대에 새롭게 떠오르는 화두가 아닌가 생각한다. 이는 누구도 인터넷으로 인한 건설 수요의 변화와 이로 인해 초래되는 자산가치의 변동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이다.

 아직 인터넷 이용 확산 단계에 있기 때문에 세계경제, 국내경제에 대한 파급 경로와 효과를 판단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따른다.

 다만 우리보다 인터넷이 확산된 선진국의 경험과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일어나고 있는 현상들을 근거로 판단해보면 우선 인터넷 확산은 지역간 또는 지역내의 정보 인프라 투자, 사이버 주택이나 인텔리전트 빌딩의 신축, 기존 건축물의 개보수 등을 통해 건설 수요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간접적인 영향은 전자상거래(Electronic Commerce)를 매개로 촉진된 금융, 산업, 유통의 변화에 따라 건축물의 규모나 입지의 변화를 통해서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몇가지 예를 들면, 인터넷을 이용한 금융거래가 확대됨에 따라 기존에 지역적으로 분산돼 있던 금융기관의 점포수가 축소되고 규모도 줄어들 것이다.

 기업간 전자상거래의 확대에 따라 산업시설 입지도 공간과 거리 개념이 축소되고 새로운 개념의 산업 단지 개발이 촉진될 것으로 전망된다. 기존 산업단지 역시 전자상거래를 효율적으로 커버할 수 있도록 재개발이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인터넷 전자상거래 기업(born on the Web retailers)은 다양한 지역에서 새로운 물류 및 유통 시설이 필요할 것이다. 기존의 유통업체들도 인터넷 사업자와의 제휴로 새로운 대규모 물류 시설이 필요하게 될 것이다.

 제조업체이면서 직접 판매까지 하는 업체들의 경우에도 웹사이트 고객을 위해서 대규모 직영 판매 시설을 필요로 하게 될 것이다. 이를 통해 전반적으로 물류 시설 수요가 확대될 것이다. 도시내의 소규모 유통 시설의 경우 단기적으로는 별 영향을 받지 않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인터넷 거래가 증가함에 따라 점차 입지가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향후 주택시장은 인터넷 확산과 함께 보다 수요자 중심으로 변화해 나갈 것이다. 이는 수요자의 선택 폭이 넓어지고, 건설업체들의 홈페이지를 통해 수요자의 요구가 개별적으로 반영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제 주택사업은 그동안의 획일적인 공급에서 벗어나 개별 소비자 기호에 호응하는 「맞춤주택시대」로 나아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