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망의 2000년 새해가 밝았다. 21세기 정보사회로 진입하는 문턱인 올해는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컴퓨터와 정보통신 기술이 시대 흐름을 주도할 전망이며 이에 따라 분야별 전문업체의 활동도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컴퓨터 산업은 인터넷을 포함한 정보기술(IT) 산업의 하드웨어·소프트웨어 기술의 원천을 제공하고 있어 관련업체의 움직임을 파악하는 것이 산업 흐름을 예측할 수 있는 지름길로 인식되고 있다. 주요 컴퓨터업체들이 2000년 새해에 어떤 청사진을 마련해놓고 있는지 시리즈를 통해 알아본다.
편집자
『마이크로소프트는 작은 벤처기업으로 시작해 전세계 운용체계(OS) 시장을 장악했습니다. 우리는 공개 OS인 리눅스를 기반으로 세계적인 고성능 서버 개발업체로 자리잡을 것입니다.』
대전 대덕연구단지에 위치한 자이온시스템즈의 한병길 사장(44)은 이같은 모토로 고성능 병렬처리 클러스터 서버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한병길 사장이 리눅스를 기반으로 개발한 서버는 일반 계산용으로 사용되는 데스크톱 모델인 「레드스타트」를 비롯해 워크스테이션인 「자이온 1000」, 고가용성 서버인 「자이온 2000」, 클러스터링 서버인 「자이온 8000」 등 로엔드에서 하이엔드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이 가운데 특히 업계의 관심을 끄는 제품은 「자이온 8000」이다. 이 제품은 슈퍼컴퓨터의 성능을 발휘하는 클러스터링 서버로 이제 막 국내에 소개되고 있는 클러스터링에 대한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솔루션이 결합된 기술의 결정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병길 사장은 『현재 고성능 클러스터링 서버를 개발하고 있는 업체들은 많지만 국내에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솔루션을 모두 확보하고 있는 업체는 자이온시스템즈뿐』이라고 자부한다.
이 제품의 또 다른 매력은 성능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다는 점이다. 한병길 사장은 『국내에 설치돼 있는 슈퍼컴퓨터와 「자이온 8000」을 비교 분석한 결과 동일한 성능에 가격은 절반 가량이어서 확실한 경쟁력을 확보한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를 증명하듯 자이온시스템즈는 곧 자사의 클러스터링 서버를 국내 모 그룹의 연구개발 계산전문용으로 공급할 예정이며 복잡한 계산처리가 많은 주요 국립 연구소 등에도 제품공급을 위해 활발한 영업을 펼치고 있다.
자이온시스템즈의 목표는 국내시장이 아니다. 한병길 사장은 『우선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시장에 진출한 뒤 이를 발판으로 전세계 슈퍼컴퓨터 시장을 공략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며 『이를 위해 자이온시스템즈는 우선 올해 5월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하이 퍼포먼스 컴퓨팅(HPC)아시아 2000」 콘퍼런스에 참가, 중국시장 진출을 본격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자이온시스템즈는 콤팩트 PCI 방식을 이용해 단일 시스템에 장착된 64개의 노드를 클러스터링 기술로 구현하는 슈퍼컴퓨터를 개발하고 있다. 이 제품이 완성되면 우리나라도 세계시장에 내놓아도 부끄럽지 않은 어엿한 슈퍼컴퓨터를 보유하게 되는 것이다. 이들이 세계적인 서버업체인 컴팩과 경쟁하겠다는 야심도 이같은 근거에 기반한 것이다.
한병길 사장은 『미국의 VA리눅스시스템스가 나스닥 시장에서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은 클러스터링 서버와 관련한 솔루션의 성장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며 『올해부터 사업이 본격화하면 자이온시스템즈는 VA리눅스시스템스를 능가하는 제품으로 컴퓨터 업계에 돌풍을 일으킬 것』이라고 확신했다.
윤휘종기자 hjyo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