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모니터가 세계시장에서 성가를 높이고 있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산 모니터가 품질향상과 활발한 마케팅 활동에 힘입어 해외시장에서 기대 이상의 호평을 받으면서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이에 따라 그동안 세계시장에서 1위 자리의 아성을 지켜오던 대만과 그 격차를 줄여가고 있다.
지난해 국산 모니터 총판매량은 내수와 수출을 합쳐 모두 3100만대로 지난 98년 1860만대에 비해 무려 70% 가량 늘어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에 따라 국산 모니터는 총 9900만대가 판매된 것으로 추정되는 세계시장에서 지난해보다 8%포인트 증가한 30.5%의 점유율을 기록하면서 사상 처음 30%대 진입에 성공했다.
이와 달리 그동안 세계 1위를 지켜오던 대만은 지난해 총 5010만대를 공급해 세계시장 점유율이 전년도 54%에서 50%로 4%포인트 떨어졌으며 일본도 같은 기간 동안 총 1810만대 판매로 점유율이 20%에서 18%로 2%포인트 감소했다.
국산 모니터가 세계시장에서 나름대로 시장을 넓혀가고 있는 것은 제품 품질향상으로 세계시장에서 브랜드 인지도가 높아지고 있고 그동안 국내업체들이 관심을 기울이지 않던 지역을 중심으로 시장개척에 나서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업체별로 보면 세계 1위를 지키고 있는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 한해 동안 1350만대의 모니터를 생산 판매해 세계시장 점유율 14%를 기록하면서 세계 톱브랜드의 아성을 굳히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는 TFT LCD 모니터, 평면모니터 등의 수출물량을 60만대로 늘려 고부가가치 제품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매출액면에서 세계 3위에 올라 있는 LG전자(대표 구자홍)는 애플컴퓨터의 i맥 컴퓨터용 모니터를 포함해 대규모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방식의 수출물량이 크게 늘어난 데 힘입어 지난해 모두 970만대의 모니터를 세계시장에 공급했다. 이는 98년에 비해 270만대가 늘어난 수준이다.
대우전자(대표 장기형)도 지난해 유럽과 남미 등 새로운 유망시장 개척에 적극 나선데다 (주)대우와 연계 수출, 대우통신을 통한 내수시장 공략을 강화하면서 98년 230만대에 비해 무려 195만대가 늘어난 425만대의 제품을 공급했다.
또 지난해 HP 등 세계 주요 컴퓨터업체들과 70만대의 모니터 수출계약을 체결하는 등 대대적인 수출전략을 구사하면서 모니터사업을 크게 강화한 현대전자(대표 김영환)도 지난해 98년보다 25만대 늘어난 205만대의 제품 판매실적을 기록했다.
이밖에 KDS(대표 고대수)는 일체형 PC에 탑재한 모니터 공급물량 증가로 155만대를 해외시장에 내보냈으며 한솔전자(대표 전대진)도 총 80만대를 국내외 시장에 판매하는 실적을 올렸다.
한편 국내 업계는 이같은 양적인 성장과 함께 TFT LCD 모니터, 평면모니터 등 고부가가치 품목을 100만대 이상 공급한 것으로 나타나 질적인 발전도 보인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신영복기자 ybsh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