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세계의 거대기업들은 새 밀레니엄의 킬러앱을 만들어내기 위해 보이지 않는 전쟁을 치르고 있다.
킬러앱이야말로 디지털시대 기업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열쇠가 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21세기에 떠오를 킬러앱은 어떤 제품들이 있을까. 지난 세기말 컴퓨터와 인터넷의 발달은 수많은 킬러앱들을 쏟아냈다.
80년대의 PC, 90년대의 전자우편과 월드와이드웹, 웹브라우저 등은 대표적인 킬러앱. 전문가들은 그 연장선상에서 21세기에도 네트워크 기반 제품군이 대거 킬러앱으로 등장할 것이라고 예고한다. 하지만 PC매거진의 유명 칼럼니스트 존 드보락의 생각은 조금 다르다. 그는 2000년대 초 나타날 킬러앱의 대부분이 PC와 주변기기 분야에 집중될 것이라고 예고한다.
「44배속 CD롬 드라이브」 「플랫 패널 디스플레이」 「LCD 프로젝터」 「기가비트 이더넷」 「네트워크 게임」 「디지털 카메라」 「컬러 포토프린터」 「플래시 롬(Flash ROM)」 「홈 네트워킹」 등이 드보락의 킬러앱 리스트에 포함됐다.
킬러앱은 전혀 예상치 못했던 분야에서도 나타날 수 있다. 원래 킬러앱이란 말 자체가 최초 시장진입후 완전히 새로운 카테고리를 형성하는 제품을 뜻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킬러앱은 처음 개발해낸 사람의 의도와는 달리 뜻밖의 사회적 파장을 미치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인터넷책방 아마존이 문을 열었을 때 창고도 진열대도 없는 이 회사가 멀지 않아 자신들의 존립기반을 뒤흔들어 놓으리라고 예상한 서점주인은 없었다.
최근 PC와 정보가전업계의 거인들이 앞다퉈 표준화경쟁을 벌이고 있는 홈 네트워킹만 해도 처음에는 몇몇 벤처업체들이 파고들었던 니치마켓이었다.
21세기엔 우리도 킬러앱으로 승부해야 한다. 킬러앱의 개발은 창조적인 아이디어에서 비롯된다.
미국의 유명 컨설턴트인 래리 다운즈와 춘카 무이도 저서 「킬러 애플리케이션」에서 『아이디어를 만들어내고 테스트하는 초기단계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또한 기업이 점진적 변화보다 급진적 변화를 선택하는 용기를 가져야 한다고 주문한다.
그래야만 킬러앱을 개발하고 디지털 전략이라는 새로운 기업운영모델을 세워 21세기형 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다는 것.
킬러(Killer)라는 오싹한 용어가 시사하듯 오늘 당장 킬러앱 설계를 위한 전략을 수립해놓지 않는다면 내일은 누군가에 의해 시장에서 매장당할지도 모른다.
킬러 애플리케이션은 무한한 가능성을 열어주는 동시에 사각의 링처럼 냉엄한 첨단기술경쟁의 현실을 보여준다.
이선기기자 sk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