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으로 호평을 받은 킬러앱은 여러 기술혁신으로 탄생된 것들로서 매우 빠르게 산업을 지배해왔다.
킬러앱을 배출한 기업들은 더욱 뛰어난 환경 적응능력과 기술력을 통해 거대기업으로 성장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또한 기본적으로 소비자 요구가 어떤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는지 끊임없이 탐구하는 데 많은 투자의욕을 보인다는 공통점도 있다.
세계적으로 1위 아니면 2위 사업 위주로 구조조정을 해온 제너럴일렉트릭(GE)은 기업의 역사가 100년이 넘었지만 아직도 세계 최강의 기업으로서 명성을 유지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운용체계(OS)인 윈도로 세계 소프트웨어 시장을 석권하면서 최강자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일본의 소니도 세계 최초의 트랜지스터 라디오를 발표한 이래 워크맨 신화 등을 창조하면서 세계 기업으로 군림하고 있다.
노키아나 소프트뱅크 등도 미국 기업이 석권하고 있는 정보통신, 인터넷 분야에서 킬러앱 수준의 글로벌 제품을 배출하면서 세계최고의 기업으로 부상했다. 야후, 시스코시스템스, 아마존 등도 남보다 앞선 킬러앱 기획력을 보유해 세계적인 기업으로 단기간내에 성장했다.
킬러앱이 배출된 분야로는 전자·정보통신이 가장 많다. 우선 정보화의 원조격인 타자기 분야의 「쿼티(QWERTY)」 자판을 빼놓을 수 없다. 특히 종이에 찍히는 글자를 보면서 타이핑할 수 있는 구조와 시프트 키를 채택한 「언더우드 모델 5」는 그후 몇십년 동안 「타자기」라는 제품의 모양과 기능이 어떠해야 하는지를 정의해준 대표적인 킬러앱이다.
80년대 초에 등장한 IBM PC도 마찬가지. PC는 사용자들에게 그 가치가 증명된 친숙한 요소장치들 즉, 모니터, 표준화된 디스크 드라이브, 쿼티 자판, 인텔 8088칩, 개방형 아키텍처, MS도스 등으로 구성돼 나타났다. 이들 요소는 독자적으로는 그 가치를 인정받을 수 없었지만 표준이라는 업계 약속을 통해 PC라는 시스템으로 모아짐으로써 거대한 힘을 발휘할 수 있었다.
트랜지스터의 경우 59년경에 탁상 트랜지스터에 비해 가격과 생산성 면에서 큰 장점을 지닌 평면화 트랜지스터가 생산되면서 빠른 속도로 시장을 대체해갔다.
TV수상기 시장에서도 53년 미국 RCA가 주도하는 NTSC방식이 미연방통신위원회(FCC)의 승인을 받으면서 TV수상기의 표준을 거머쥐게 됐다.
RCA사의 주요한 혁신 가운데 하나는 섀도마스크 컬러 브라운관의 개발이었다.
이밖에 비디오 분야의 VHS방식, 컴퓨터 하드디스크 분야의 3.5인치형 제품, MS의 윈도, 넷스케이프의 웹브라우저, 야후의 인터넷 검색사이트 등도 대표적인 킬러앱으로 꼽힌다.
강력한 킬러앱 가운데 하나인 윈도를 위협하고 있는 리눅스 OS의 경우는 차세대 킬러앱으로 대접받고 있다.
한편 시장에서 영원 불변의 기술이나 제품은 없다는 사실은 반대로 언제든지 킬러앱이 탄생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시대흐름과 환경변화에 따라서는 소비자의 욕구나 제품의 선호도가 계속해서 바뀌고 있다는 얘기다.
60∼70년대 미국에서 주요 킬러앱들이 배출된 분야는 자동차·화학·정유 등이었지만 이제는 반도체·정보기술·생명공학·인터넷 등으로 바뀌었다.
창업 10년 미만의 신생기업들이 세계 최강의 위치를 확보할 수 있었던 것도 최근의 일이다.
신생기업들이 짧은 기간 안에 최강기업으로 부상할 수 있었던 요인 가운데 하나로 인터넷의 확산을 들 수 있다.
전통적인 상품 교환이나 서적 판매, 주식 거래에 맞서 아마존·e베이·e트레이드 등 인터넷 기반 기업들이 내놓은 제품과 서비스는 미래에 출현할 킬러앱들의 단면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90년대 중반부터 급속도로 확산되기 시작한 인터넷은 수명이 5년에서 6개월로 점차 짧아지면서 앞으로도 계속 시장과 기업의 패턴을 바꿔놓을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온기홍기자 khoh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