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이 올해부터 미래상환능력을 중시한 새로운 여신건전성분류기준(FLC)을 도입하면서 상당수 기업들이 이전보다 높은 대출금리를 물게 될 전망이다.
5일 금융계에 따르면 시중은행들은 FLC 기준이 도입되면서 대손충당금 적립부담이 과거보다 커짐에 따라 늘어난 충당금 부담의 일부를 거래기업의 대출금리로 보전할 계획이다.
은행들은 과거 연체 유무에 따라 정상, 요주의, 고정, 회수의문, 추정손실 등 5단계로 여신을 분류했으나 부채비율과 현금흐름 등 앞으로 돈을 갚을 능력을 중시한 FLC 기준에서는 정상이 5∼6등급으로 세분화되고 전체 등급도 은행별로 10∼13단계로 확대된다.
이에 따라 과거 기준에서 정상으로 분류된 기업들이 상당수 요주의 등급으로 전락하고 정상내에서도 등급이 세분화됐다. 이는 은행들이 이전에 충당금을 0.2% 쌓았던 정상 기업들에 대해 앞으로는 충당금을 2.0% 이상 쌓게 된다는 뜻으로 이 추가 부담의 일부를 해당 기업과 나눌 계획이다. 여기에 은행들은 금융당국이 제시한 「정상 여신 0.5%」 가이드라인 이상으로 충당금을 쌓기로 했으며 정상내에서도 등급별로 적립비율이 1%포인트 안팎의 차이가 나도록 했다.
이에 따라 정상으로 분류됐더라도 충당금 적립비율이 달라져 기업의 대출금리가 더욱 세분화된다.
한편 정부는 지난해 재무구조개선약정을 통해 축소된 계열기업의 부채비율을 올해는 은행의 FLC 제도를 활용, 계속 규제할 방침이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