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루슨트테크놀로지의 통신사업자 네트워크 그룹 CEO로 선임된 패트리샤 루소(48)는 흔히 제2의 칼리 피오리나로 불린다.
피오리나처럼 98년부터 2년 연속으로 포천이 선정하는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50인」에 정보기술(IT)업계의 대표적인 여성으로 선정됐기 때문이다. 이번에 맡게 된 CEO도 피오리나가 HP 회장으로 발탁되기 전 루슨트 근무 당시 담당했던 바로 그 자리라서 업계의 관심은 더욱 그녀에게 집중되고 있다.
하지만 루소는 제2의 피오리나라는 말을 단연코 싫어한다. 이같은 말은 CEO로서의 능력을 평가한 데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단지 여성CEO라는 이유에서 나온 남성들의 편견이라는 점이 그 이유.
루소는 그런 말을 자신있게 할 만큼 남성들 뺨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기도 하다. 루슨트가 최근까지 벌여온 29개의 대규모 인수·합병 중 27개가 바로 그녀의 작품. 이번에 그녀가 맡은 통신사업자 네트워크 그룹도 연간 매출액이 240억달러에 달하는 루슨트의 핵심 부서. 앞으로 AT&T·레벨3 등 대형 통신사를 상대로 사업을 펼치게 된다.
이에 대해 루슨트의 리처드 맥긴 회장은 『루소가 고객을 이해하는 풍부한 경험과 인재를 이끌어 가는 강력한 경영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격찬하기도.
정혁준기자 jun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