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규모의 가전박람회인 「2000 동계 CES(Consumer Electronics Show)」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6일(현지시각) 화려한 개막식을 갖고 4일간의 열전에 돌입한다.
올해로 32회째를 맞는 이번 CES는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샌즈액스포·힐튼호텔·알렉스파크리조트호텔 등 4곳에서 총 110만 평방피트에 달하는 대규모의 전시공간을 갖추고 열린다.
새 천년을 맞아 처음으로 열리는 이번 가전박람회에는 제조업체는 물론 도·소매업체와 수출입업자 등 총 1500여개 업체가 참가해 AV기기 및 디지털TV와 HDTV 등을 중심으로 휴대형 전자제품·무선통신장비·PC(하드·소프트웨어)·홈시어터·홈오토메이션 등 사무실이나 가정은 물론 어디서든 사용할 수 있는 혁신적인 휴대형 멀티미디어 제품들을 대거 선보일 예정이다.
또 관람객도 9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이번 전시회는 새 천년이 시작되는 것을 기념하는 축제의 한마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전시회의 최대 이슈는 역시 새 천년의 화두가 되고 있는 「디지털 기술」. 세계 각국에서 모여든 업체들은 그 동안 갈고 닦아온 디지털 기술을 접목시킨 신제품을 대거 출시할 계획이다.
이 가운데 가장 큰 관심을 끌 것으로 예상되는 제품은 이번 CES를 통해 첫선을 보이는 디지털 오디오 라디오(DAR). 이 제품을 출시하는 업체는 루슨트, 시리어스새틀라이트라디오, XM라디오, 디지털라디오 익스프레스, USA디지털라디오 등이다.
지난해 하드디스크 VCR가 전시품 가운데 가장 많은 관심을 끌었다면 올해는 DAR가 하드디스크 VCR의 인기를 이어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2000 동계 CES는 출품작들을 16개의 별도 주제로 나눠 전시관을 구성함으로써 바이어들이 관심있는 분야를 집중적으로 관람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16개 개별 주제관은 IEEE 1394관을 비롯해 MP3, 안테나, 디지털 할리우드, 디지털 이미징, 디지털 라디오, 디지털 리빙룸 등 디지털 관련 분야 8개관과 DSL(Digital Subscriber Line), 전자상거래 등 정보통신 분야 2개관, 그리고 신기술, 홈시큐리티, IDB(Intelligent Data Bus), ITS(Intelligent Transportation Systems), IRDA(Infrared Data Association), 음성인식, 시계 등도 별도의 전시관으로 꾸며졌다.
이 가운데 샌즈엑스포와 컨벤션센터에 설치된 「디지털 라디오관」은 「라디오의 미래는 디지털이다」라는 사실을 확인시켜주는 곳. 이곳에는 루슨트, 시리어스새틀라이트라디오, XM라디오, 디지털라디오익스프레스, USA디지털라디오 등 선발업체들이 CD음질에 가까운 깨끗한 음질의 디지털 라디오를 출품, 관람객들이 직접 디지털 라디오를 들어볼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CES에서 가장 큰 인기를 끌어온 「신기술관」에서는 올해도 여러 가지 미래 기술이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신기술관은 수년 내에 휴대형 오디오 분야 및 인터넷 오디오 분야에서 가장 각광받는 제품으로 급부상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MP3관」과 함께 관람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TI·애플·파나소닉·켄우드 등 세계적인 전자업체들이 대거 참가하는 「1394관」도 꼭 가볼 만한 곳. DVD 및 디지털 전환장치, 디지털TV, 디지털 서라운드 사운드 프로세서와 리시버, 디지털 VCR 플레이어 등 각기 다른 디지털 장비들을 호환할 수 있는 IEEE 1394 기술의 모든 것을 이 자리에서 볼 수 있다.
또 「디지털 할리우드관」은 엔터테인먼트 및 기술 산업 부문에서 가장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스타들을 만날 수 있는 장으로 활용되며 「안테나관」은 와인가드, 인터액티브 테크놀로지, 더크 테크놀로지, 채널마스터 등에서 세련된 디자인의 최신형 DBS(Direct Broadcast Satellite)용 안테나와 고선명(HD)TV용 안테나를 선보일 예정이다.
전시관 전면에 대형 사진을 걸고 관람객들의 눈길을 사로잡게 될 「디지털 이미징관」은 Aeon, 감라, 픽세라, 캘리포니아전자 등 사진업체들이 주로 참가해 비디오와 전자영상 및 프레젠테이션 장비 등은 물론 디지털카메라와 플래시카드, 스캐너, OCR, 모니터, 프린터, 메모리, 전지 등을 전시한다.
기존 전화선으로 초고속의 인터넷 접속을 가능하게 해주는 기술을 접할 수 있는 「DSL관」도 볼 만하며 「전자상거래관」도 온라인을 통한 거래가 늘어나면서 전자상거래량이 크게 증가하고 있어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최신의 접근 제어 시스템 및 침입 탐지 장치, 주변부 보호 시스템들과 CCTV를 진열해 놓은 「홈시큐리티관」과 내비게이션 기술 및 GPS, 지리적인 정보 시스템(GIS) 등을 선보이는 「ITS관」 등도 볼 만한 장소다.
「2000 동계 CES」에서는 제품 전시 이외에도 3개의 유료 콘퍼런스와 8개의 무료 콘퍼런스가 열릴 예정이다.
유료 콘퍼런스는 주거문화와 관련된 기술을 소개하는 「해비테크(Habitech) 2000」과 점포관리·유통점 관리 등에 관한 기술을 소개하는 「소매관리(Retail Management)」, 그리고 2000년대 엔터테인먼트와 기술의 융합추이를 소개하는 「디지털할리우드(Digital Hollywood)」 등이다.
「해비테크2000」에서는 35개의 홈시어터 업체와 40개의 시큐리티업체, 53개의 홈오토메이션 업체들이 참가해 첨단 주거관련 기술들을 선보인다. 또 「디지털할리우드」 콘퍼런스는 가정에서부터 인터넷에 이르기까지 방대하게 영역을 구축하고 있는 디지털 음악, PC인터넷과 TV기술의 접목, 디지털 엔터테인먼트의 융합 등과 관련한 최신 동향들을 발표한다.
한편 이번 전시회에는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회장과 에릭 A 벤하모 3COM CEO 및 스콧 맥닐리 선마이크로시스템스 CEO, 롭 글라서 리얼네트워크 CEO 등 4명의 전자산업 선구자들이 기조연설자로 나서 5일 저녁부터 순차적으로 새 천년에 대한 비전을 제시할 예정이다.
김순기기자 soonk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