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투자 열풍이 금융기관 전반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주요 은행들이 벤처기업에 대한 직접투자와 추가여신을 한 데 묶는 이른바 패키지투자 방식을 통한 벤처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어 주목된다.
은행들의 이같은 패키지투자 바람은 직접투자를 통해 막대한 실적을 거둔 은행들이 투자기업의 안정적인 성장을 지원, 기업가치를 제고하고 추가이익을 창출함은 물론 이들 벤처기업을 안정적인 고객으로 확보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산업은행은 올해 직접투자에 1500억원을 투입할 예정인데 투자기업에는 기업가치에 따라 대출 등의 추가여신을 무한정 지원할 계획이다. 실제 산업은행은 지난해 직접투자했던 재우정밀·텔슨통신기술·연희정보통신 등에 5억∼20억원대의 시설 및 운전자금을 신용으로 대출해 줄 예정이다.
올해 500억원의 자금을 마련, 벤처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는 한미은행은 직접투자로 자리잡은 벤처기업에 대출을 통한 추가자금을 지원키로 했다. 한미는 이와함께 투자업체에 대한 추가여신시 우량 중소기업들에만 적용되는 「로열비즈니스클럽」 회원사로 선정해 금리 우대, 담보비율 우대, 수수료 면제 등의 혜택을 주기로 했다.
국민은행도 500억원의 직접투자 재원을 바탕으로 주식 및 전환사채 인수를 통한 직접투자는 물론 대출 등의 추가 자금지원을 할 계획이다. 국민은행은 특히 이미 지난해 11월 기술신용보증기금과 협약을 맺고 올해부터 기술신보가 보증하는 업체를 대상으로 전환사채를 인수할 방침이다.
이외에도 신한, 하나, 한빛, 외환 등 시중은행들이 벤처투자를 전략적으로 추진하면서 투자와 여신을 연계하는 패키지 방식의 투자로 돌아서고 있다.
한편 현재 산업, 국민, 신한, 외환, 하나, 한미, 한빛 등 은행권의 벤처투자 규모는 은행별로 100억∼1500억원에 달하며 대부분의 은행이 올해부터 패키지투자 방식을 기본 전략으로 설정해 놓고 있다.
이와 관련, 산업은행 중소기업본부 김왕경 부장은 『직접투자를 실시한 벤처기업은 은행과 동업자나 마찬가지기 때문에 은행들의 추가여신 등 패키지투자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며 『은행들의 패키지투자를 통해 단계별로 지속적인 자금지원이 요구되는 벤처기업들이 좀더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