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은 따로 없다. 평가는 사업화 여부에 달려 있다.』
시스템통합(SI)업체인 왕글로벌코리아 사장을 지낸 기업가 출신 교수로 강의 자체가 창업으로 이어지는 독특한 강의로 주목을 받고 있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원장 최덕인) 테크노경영대학원 조선형 교수(65)는 실험실 창업에서 한발 나아가 강의실 창업이라는 독특한 창업기법을 개발해 낸 주인공이다.
조 교수가 맡고 있는 강의는 인터넷환경에서의 기업정보시스템 구축을 주 내용으로 하는 인터넷 포털사이트 구축 방법론에 관한 것.
강의는 한 학기동안 팀별로 사업아이템을 정해 인터넷 비즈니스 모델을 세운 뒤 개발방법론에 따라 시스템을 구현하고 이를 지원하는 네트워크, 데이터베이스, 미들웨어 등의 정보통신 기술인프라를 실현시키는 과정으로 진행하고 있다.
첫 결실은 지난해 가을학기 수업을 마친 8개팀 중 가장 좋은 성적을 거둔 디지털토네이도(대표 이동형). 법인등록을 마치고 1월 5일 정식 사이트(www.dgcard.com)를 열었다.
KAIST 테크노경영대학원 강의실 창업 1호인 디지카드는 인터넷상에서 자신의 신상정보를 담은 디지털명함을 만들어 E메일을 통해 배포하는 신개념의 인터넷 개인명함 서비스. 이 서비스의 최대 장점은 디지카드를 한번 주고받은 사람과의 관계가 평생 유지된다는 것.
신상정보가 바뀔 때마다 새로 제작, 배포해야 하는 기존 종이명함의 단점을 극복, 바뀐 정보를 사이트상에서 입력만 하면 자신의 디지카드를 받은 모든 사람에게 수정된 자료가 전달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고객관리가 생명인 영업사원이나 동호회, 친목단체 등에서 이 디지카드 서비스를 이용할 경우 인맥관리를 손쉽게 할 수 있다.
아울러 이 사이트에는 디지카드에 담긴 자신의 신상정보 공개를 원하는 회원들을 대상으로 전화번호부도 마련돼 있어 사이트상에서 대학별, 직장별, 직업별 등 원하는 그룹별로 정보교환이 가능하다.
조선형 교수는 『이 수업을 통해 학생들에게 새천년 경제의 중심축으로 부상한 E비즈니스 분야의 사업마인드를 심어주고 싶었다』며 『이런 방식이야말로 경영과 기술이 접목된 진정한 글로벌매니저를 양성하는 길』이라고 밝혔다.
정창훈기자 ch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