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리더> 애플컴퓨터 스티브 잡스

 지난 2년6개월여 동안 애플컴퓨터의 「임시」 회장직을 맡았던 스티브 잡스가 「임시」라는 꼬리를 떼고 정식 회장으로 취임할 전망이다.

 「C넷」과 CNN방송 등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잡스 회장은 매킨토시 운용체계를 이용하는 컴퓨터 업체들의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전시회로 지난 4일(현지시각)부터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고 있는 「맥월드 엑스포」의 기조 연설자로 나서 자신의 거취와 애플컴퓨터의 사업계획을 공개했다.

 잡스 회장은 『지난해 애플 고객들이 내게 붙여준 애칭인 「iCEO」라는 직위를 계속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여기에서 「i」란 인터넷에서 따온 것으로 향후 애플의 핵심전략을 담고 있다. 앞으로 애플컴퓨터를 인터넷 회사로 탈바꿈시키겠다는 잡스 회장의 강력한 의지를 읽을 수 있다.

 그는 이를 실천하기 위해 앞으로 인터넷 서비스 공급업체 어스링크와 협력해 인터넷에서 어린이들이 해로운 사이트에 접속하는 것을 자동으로 차단해 주는 「키즈 세이프」와 「맥닷콤」이라는 새 E메일 등을 제공하는 애플의 새로운 인터넷 서비스인 「아이툴」(iTool)을 곧 선보일 계획이다.

 스티브 잡스 회장의 인생역정은 부침의 연속이었다. 그는 지난 76년 애플컴퓨터를 설립함으로써 PC의 역사를 새롭게 열었으나 그가 영입했던 존 스컬리에 의해 회사에서 쫓겨 나는 비운을 맞기도 했다. 80년대 후반들어 그가 떠난 애플은 시장점유율 하락 등으로 겨우 명맥만 유지하는 신세로 전락했다.

 잡스가 애플로 다시 돌아온 것은 지난 96년 말. 이때부터 애플 신화는 다시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애플컴퓨터는 그 이듬해 산뜻한 디자인과 색상의 「아이맥(iMac)」 기종을 선보인 후 지금까지 200만대 이상 판매함으로써 기사회생했다. 곧 애플의 정식 회장으로 취임할 스티브 잡스가 앞으로 또 어떤 성공 스토리를 엮을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서기선기자 kssu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