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과학 광장> 지구항해위성시스템

 자신의 위치를 입체적으로 알려주는 똑똑한 지구위치확인시스템(GPS)이 등장해 더이상 자신의 위치를 속일 수 없는 시대가 됐다.

 이른바 3차원 GPS인 지구항해위성시스템(GNSS)은 미 국방부 주도의 GPS, 구 소련위성관제체계(GLONASS)와 인마샛(Inmarsat), 유럽고정위성항해서비스(EGNOS·European Geostationary Navigation Overlay System)를 통합해 만든 것으로 경도와 위도만으로 평면적인 위치를 나타내는 기존 GPS와는 달리 서로 다른 높이에 떠있는 위성들이 고도를 측정, 정확한 위치를 파악해 알려주는 원리를 이용한 것이다. 상황에 따라서는 침대 위의 남녀를 구분해낼 수도 있다.

 특히 민간용 GPS장비의 오차가 100m인 것과 달리 GNSS는 1m 이내인데다 아직은 일부 분야에서 시험 사용중이지만 그 용도는 급속히 늘어날 전망이다.

 GNSS의 등장을 가장 반기는 그룹은 공항관제업무 종사자들이다. 공항인근 하늘의 교통정리를 더욱 효율적으로 할 수 있어 항공기 연착 등을 최소화하고 연료 소모량도 대폭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선박의 정확한 위치는 물론 시간별로 예상되는 향후 위치도 미리 파악해둘 수 있어 항만시설 활용도를 15% 이상 높일 수 있기 때문에 항만에 응용할 경우 운영경비를 줄일 수 있다.

 특히 과학자들은 위치확인 오차가 줄어들면서 교통체증 문제도 GNSS가 풀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와 함께 철도운행에도 큰 변화를 가져다줄 전망이다. 이는 터널 속의 화차까지 셀 수 있고 다른 기차가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 파악할 수 있어 통합철도운송관제가 가능하기 때문.

 농업 분야에서도 미국·유럽 등 대단위 농업국을 중심으로 GNSS 도입이 한창이다. 농작물의 성장속도를 감안해 방제작업과 비료살포 위치를 정확히 지정, 인건비를 70%나 절감하고 있다는 것이다. EU는 이에 따라 여러 농토를 통합 관리하면서 컴퓨터·각종 센서·GNSS 장비를 하나로 묶는 시스템을 도입, 생산성을 30% 이상 높이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이 때문에 세계전기통신연합(ITU)도 GNSS 확충에 장기적으로 26억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GNSS 관련 서비스와 장비 시장 규모는 올해 116억달러, 오는 2005년에는 310억달러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새 천년을 맞아 벌써부터 정신없이 기술변화가 이루어지고 있다.

정창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