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연구소 탐방> 배재대 멀티미디어 교육지원센터

 사이버 강의.

 21세기 사이버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 전혀 낯설지 않은 용어다.

 최근 대학가에서 앞다퉈 도입하려는 사이버 강의는 무엇보다도 학생인 수요자 중심의 교육실현이라는 점에서 많은 관심을 끌고 있다.

 짧은 시간에 많은 지식을 일괄적으로 학생들에게 주입하는 기존 학습방식과는 달리 사이버 강의는 학생 스스로 지식을 쌓을 수 있는 학습법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사이버 강의의 국내 최강자라고 자부하는 곳이 바로 배재대학교다.

 배재대 멀티미디어 교육지원센터(센터장 민병훈 교수)는 지난해 원격영상강의실 시스템을 개발, 사이버 강의시대를 앞당기는 견인차 역할을 했다.

 일부 대학에서 사이버 강의를 시도하고 있지만 대부분 인터넷상에 강의노트를 올려놓아 학생들이 자율적으로 학습해야 하는 자율학습체계 수준에 머물러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배재대 멀티미디어 교육지원센터는 이같은 기존의 사이버 강의 개념을 완전히 뒤집은 시스템을 개발함으로써 진정한 의미의 사이버 강의 시대를 여는 계기를 마련했다.

 지난 96년부터 연구개발에 착수, 3년여 만에 빛을 보게 된 원격영상강의실 시스템의 가장 큰 특징은 기존 강의실에서 이용하던 모든 시청각 기자재를 스크린에 띄울 수 있다는 점이다.

 더욱이 이 시스템을 이용한 영상강의에서는 교수가 칠판에 글씨를 쓰듯 스크린 위에 손으로 보충설명을 적거나 지울 수 있어 학생들의 이해를 도울 수 있도록 했다.

 이같은 기술은 캐나다의 일부 대학이 보유하고 있으나 배재대에서 개발한 기술이 질적인 면에서 훨씬 우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강의 내용은 비디오테이프와 PC, 오디오, CD에 저장돼 학생들이 수업 후에도 얼마든지 복습이 가능하다.

 특히 PC와 같은 디지털 매체기기나 TV, VCR와 같은 아날로그 형태의 매체기기를 단독으로 또는 병용해 강의에 이용해도 모든 강의 내용은 디지털로 자동 전환돼 저장되도록 했다.

 수업 도중 학생이 질문할 경우 카메라가 자동으로 질문한 학생을 추적, 스크린에 화면 속 화면(PIP)으로 띄우게 되며 교수가 대답할 경우도 자동으로 교수의 모습을 PIP로 변환해 띄우는 것도 이 시스템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장점이다.

 『처음에 어떻게 사이버 강의 시스템을 만들까 생각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답은 분명하더군요. 교육 수요자인 학생들 입장에서 보고 듣고 능동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교육시스템을 찾다보니 기존 칠판강의를 접목하는 것이 반드시 선행돼야 했습니다.』

 원격영상시스템을 개발한 민병훈 교수는 철저하게 학생편이다.

 지난해에는 교내 46개 과목에서 민 교수팀이 개발한 원격영상강의실 시스템을 이용, 수업을 가졌다. 물론 이에 대한 학생들의 호응도 물론 컸다.

 『처음에는 학생들이 영상으로 수업을 진행하니까 신기해했습니다. 하지만 중간고사 때쯤에는 멀미를 했습니다. 생각했던 것보다 수업량이 많거든요.』

 내년에는 서울 배재빌딩에도 원격영상강의실을 설치, 수도권 학생들이 대전에 내려오지 않고도 수업을 받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그야말로 본격적인 사이버 강의 시대가 열리는 셈이다. 이를 위해 현재 교육프로그램 개발을 50% 정도 마친 상태다.

 민 교수는 올해를 재택강의로 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한 대학의 노력이 결실을 맺는 해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미 세계 최고 수준의 동영상 전송기술도 확보해놓고 있다.

 배재대 멀티미디어 교육지원센터는 현재 캐나다의 스마트보드사와 조심스럽게 원격영상강의실 시스템 수출을 위한 의견을 타진중이다.

 세계 최고를 지향하는 배재대 멀티미디어 교육지원센터의 사이버 강의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한 노력은 오늘도 계속되고 있다.

대전=신선미기자 smsh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