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인터넷경매 "문전성시"

 이탈리아제 고급 장판, 야마하 피아노 등등. 이처럼 매력적인 상품들을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는 인터넷경매가 일본에서도 활황이다.

 지난해 10월 인터넷 검색 업체인 야후재팬이 개시한 「야후옥션」은 불과 2개월만에 항시 약 10만점이 경매에 나올 정도로 급성장했다. 매일 약 1만점이 새롭게 출품되고, 8000점 정도가 낙찰돼 팔려나가고 있다.

 이미 야후는 미국에서 지난 98년 10월부터 인터넷경매 서비스를 개시해 현재 약 100만점의 상품이 항시 경매에 부쳐지고 있다. 그러나 「성장 속도는 미국의 야후보다 일본 야후 쪽이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빠르다는 것」이 야후재팬 측의 설명이다.

 야후옥션의 인기가 이처럼 빠른 속도로 높아지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도 이용자들로부터 일체의 수수료를 받지 않기 때문이다. 개인간의 거래를 중개하는 인터넷경매 사이트에서는 대부분 물건을 접수시킬 때나 낙찰시 수%의 수수료를 징수하고 있다.

 야후재팬은 자사의 검색엔진을 축으로 하는 포털기능의 하나로 경매서비스를 제공하고, 사이트 운영은 전적으로 광고수입으로 해결한다는 방침이다. 야후의 경우 무료 서비스로 미국 경매사이트 중 가장 높은 성장률을 실현했다.

 야후재팬 이후에도 다양한 경매사이트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11월 매킨지의 컨설턴트였던 남바사토코씨가 리크루트와 소니컴퓨터네트워크 등으로부터 출자를 받아 설립한 DeNA의 「빅더스」는 그 중에서도 주목되는 사이트다.

 빅더스는 다른 사이트와의 차별화를 무기로 내세우고 있다. 우선 현상공모처럼 전자우편으로 응모를 받아 당선자에게는 상품을 공짜로 주는 「프레즌트옥션」, 기업으로부터 스폰서를 모아 유니세프 등 비영리단체에 매출을 기부하는 「채러티옥션」 등 이벤트 형식의 코너가 흥미를 끌고 있다. 물론 다른 경매사이트와 마찬가지로 중소업체나 개인으로부터 나온 물건을 취급하는 코너도 「실렉트옥션」이란 이름으로 마련돼 있다.

 또 빅더스는 개성이 강한 상품을 취급하는 데 힘을 기울이고 있다. 예를 들면 한정 상품으로 나온 인기 캐릭터 「포케몬 아로하샤츠」 등 쉽게 입수하기 힘든 상품을 내걸어 고객을 끌어모으는 것이다. 올해 말까지 35만명의 회원 모집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러나 빅더스에서는 야후재팬과는 달리 물건을 내놓은 회원은 낙찰 가격의 6%를 수수료로 지불해야 한다.

 빅더스가 수수료를 받는 이유는 거래의 안전성을 최대한으로 높이기 위해서다. 수수료는 개인정보를 주고받을 때 그 정보의 유출을 막기 위해 암호화소프트웨어를 이용하거나 전자우편으로 입찰자의 본인 확인을 위해 우편으로 패스워드를 보내 확실히 등록주소에 살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일 등의 경비로 쓰이게 된다.

 지난달 말에는 마침내 미국 e베이가 일본 서비스에 나섰다. e베이는 미국에서 600만명의 회원과 항시 300만점을 넘는 물건이 경매에 부쳐지는 명실상부한 이 분야 세계 최대 사이트다. 미국 e베이의 회원에는 1만명을 넘는 일본인도 포함돼 있다. e베이 사이트에 상품을 내놓는 쪽은 개인뿐이 아니라 중소기업도 많다. 판매력이 한정된 영세 업체의 경우 네트워크를 이용하면 세계 어디서든 제품을 판매할 수 있기 때문이다.

 e베이재팬은 미국에서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일본에서도 「넘버원」에 오르겠다는 야심이다. e베이는 미국에서와 마찬가지로 일본에서도 물건을 내놓은 쪽에 물건의 등록료와 낙찰시는 1∼5%의 수수료를 징수한다.

 개인 또는 개인 사업자가 주로 물건을 내놓는 경매사이트가 주류를 이루는 가운데 다른 한편으로는 재고 처분에 곤란해 하는 대기업들로부터 나온 물건만을 취급하는 경매사이트도 등장했다.

 소프트뱅크가 미국의 대형 경매업체 온세일과 제휴해 운영하고 있는 「온세일」이 그것으로, 취급하는 상품이 초기에는 PC, 디지털카메라 등이 주류를 이루었지만 최근에는 게임기, 오디오기기, 차량 용품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상품을 내놓는 곳은 NEC, 후지쯔, 히타치제작소 등 대형 전자업체나 주변기기 제조업체 등으로 약 85개사에 이른다. 월간 약 2만5000점의 상품이 나오고, 약 3만명이 회원으로 등록돼 있다. 회원 중 약 1만2000명은 결제를 위해 크레디트카드 번호를 등록해 놓고 있다. 온세일의 장점은 대형 제조업체들이 물건을 내놓기 때문에 그만큼 믿고 경매에 참가할 수 있다는 점이다. 사실 개인간에 이뤄지는 경매의 경우 낙찰 후 돈을 입금시켰는데도 상품을 받지 못하는 사고가 간혹 발생하고 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기존 유통 채널들의 반발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이 때문에 사실 서비스 초기에는 업체들이 상품 등록을 꺼렸으나 판매 실적이 호조를 보이면서 점차 늘고 있는 추세다. 이처럼 인터넷경매가 급성장하고 있는 이유는 그 자체의 오락성에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인터넷이 갖고 있는 특성 때문이다.

 우선 경매사이트 운영자의 경우 재고 부담을 전연 가질 필요없이 순수한 중개자로서 사업을 할 수 있다. 판매업자는 거대한 집객력을 지닌 사이트에서 이전에는 상상도 하지 못할 정도로 많은 고객을 상대할 수 있다. 소비자는 집에 없는 다양한 상품을 수요공급 법칙에 따른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다. 3박자를 갖추고 인터넷경매는 성장해 가는 것이다.

신기성기자 kssh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