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게이머도 어엿한 하나의 직업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국내외에서 상금을 내건 게임대회가 홍수를 이루면서 「프로 게이머」 시대를 예고했지만 안정적인 수입을 보장받는 직업으로 뿌리내리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점이 일반적인 시각이었다.
그러나 최근 국내 기업들이 잇따라 프로 게임단을 창설하고 프로 게임 리그의 출범을 모색하고 나서면서 프로 게이머가 안정된 소득을 보장받는 직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미 프로 게임단을 창설했거나 창설 의사를 밝힌 업체는 청오정보통신·키프·골드뱅크커뮤니케이션즈·삼성물산·한국통신프리텔·인츠닷컴·네띠앙 등 이미 20여개에 육박할 정도. 여기에 10여개의 업체가 프로 게임단 창설을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프로 게이머들의 주가가 치솟고 있다.
프로 게임단은 보통 단장, 선수, 매니저, 감독, 업무 지원 인력을 포함, 적게는 5명에서 많게는 10여명으로 구성돼 있다. 프로 게임단은 프로 스포츠와 마찬가지로 구단주 역할을 하는 기업과 선수·매니저·감독 사이에 보수와 활동기간 등에 관해 계약을 체결한다.
5명의 프로게이머를 영입한 골드뱅크는 1년의 활동기간을 전제로 이들에게 대졸 신입사원 수준의 연봉을 주기로 했으며 휴식공간·차량·훈련장(PC방)을 제공한다고 밝히고 있다.
프로 게이머들이 대부분 20대 초반인 점을 감안하면 대졸사원 수준의 연봉은 결코 적지 않다는 것이 골드뱅크측의 설명이다.
또 게임 대회 출전이나 방송출연 등으로 벌어들인 수입 중 일부는 보너스 형식으로 프로 게이머들에게 지급되기 때문에 탁월한 프로 게이머들은 웬만한 스포츠 스타나 연예인과 같은 대우를 받을 수도 있다.
키프와 계약을 맺은 「롤렉스팀」의 매니저 겸 선수인 박창식씨는 『프로 게임단에 소속되면 게임 대회 상금이나 아르바이트에 연연하지 않고 일정 기간 안정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프로 게이머의 출현이나 기업들의 프로 게임단 창설을 일시적인 거품현상으로 보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또 경쟁적으로 상금을 올리고 있는 게임 대회가 게임 문화를 오염시키고 사행심을 조장하고 있다는 비난도 만만치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업계는 프로 게이머가 하나의 직업으로 자리를 잡는 것이 국내 게임산업 발전의 밑거름이 된다는 점에서 바람직하다는 입장이다.
골드뱅크의 박승한 팀장은 『프로 게이머들의 활동이 게임 대회에 출전하는 데 그치지 않고 게임 기획자, 전문 게임 테스터, 게임 마케터 등으로 그 역할이 확대된다면 개인의 발전은 물론 게임산업 발전에 긍정적으로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유형오기자 hoyoo @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