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레니엄 수익률 게임 결산

 박정윤이라는 주식투자의 귀재를 낳은 「밀레니엄 수익률 게임」이 10주 동안의 장기 레이스를 마감했다. 전자신문이 실시간 인터넷 중계서비스 전문업체인 쉐르파와 손잡고 선보인 이번 밀레니엄 수익률 게임은 여러가지 측면에서 의의를 살펴볼 수 있다.

 그동안 「오락적 차원」에 머물렀던 온라인 주식투자게임을 실시간 장세와 연동한 「현실투자」 개념으로 끌어올린 것을 비롯해 일반인이 아닌 프로 펀드매니저들이 참가한 점, 펀드매니저들의 다양한 투자기법을 인터넷상에서 생중계한 점 등은 국내 처음 시도된 프로젝트로서 의미가 각별하다.

 △행사스케치=이번 수익률 게임은 증권거래소 운영규정을 그대로 따르면서 실시간 시세가 반영된 전체 상장종목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9명의 펀드매니저들은 초기 원금으로 1000만원의 사이버머니를 확보해 게임에 참여했다. 다만 실제 거래소 운영규정과 차이점이 있다면 증거금률을 100% 이내로 제한하는 「미수금지」 규정. 이는 펀드매니저들의 투자기법을 직접 보고 배우는 개인투자가들에게 현실감을 더해주기 위해서였다. 또 프로들이 증거금의 몇배에 달하는 자금을 운용하는 과정을 개인들이 그대로 따를 경우 위험성이 크다는 우려도 있었다. 게임 진행과정에서 약간의 시행착오도 있었다. 게임 시작 초기 시스템이 다소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고 첫주차에는 수익률에 매수·매도 수수료를 계상하지 않아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었다. 이후 운영시스템은 점차 안정을 되찾았고 2주차부터는 수수료를 산정한 수익률 순위가 매겨졌다.

 또 게임 시작 초기부터 누적수익률 순위가 갈라지는 양상이 나타나자 3주차부터는 주간수익률 순위도 도입했다. 하위권의 펀드매니저들도 끝까지 최선을 다할 수 있도록 독려하기 위해 마련된 규정이었다. 이를 통해 박정윤씨를 비롯, 굿모닝증권 구호림 과장, 서울투신운용 김현태씨, 동부증권 서재영 팀장은 부상으로 노트북컴퓨터를 지급받기도 했다.

 △기술적 뒷받침=밀레니엄 수익률 게임의 성공적인 마무리에는 쉐르파의 기술력이 큰몫을 했다. 쉐르파는 이번 게임을 진행하면서 순수 인터넷 방식으로는 국내 처음으로 실시간 시세정보를 활용했다. 지금까지 인터넷 증권정보 서비스들은 20분 정도 지연된 시세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한국증권전산과 계약을 하더라도 인터넷상에서 실시간 정보를 구현하기란 결코 쉽지 않은 문제였던 것이다.

 이에 따라 쉐르파의 증권정보서비스는 저렴한 시스템 구축비용에, 국내 증권사들의 홈트레이딩서비스(HTS)보다 오히려 빠른 시세정보를 전달할 수 있었다. 인터넷상에 구현돼 해외에서 국내 시세접근도 가능하다. 특히 자체 개발한 「쉐르파2000」 엔진은 PC상에서 자신의 업무를 보면서도 단 한번의 클릭으로 실시간시세정보·시장뉴스·기업정보·HTS·포트폴리오 구성 등을 동시에 지원했다. 조만간 선보일 「쉐르파3000」 엔진은 여기다 차트분석정보·과거시세정보를 추가함으로써 진일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양한 투자기법=이번 대회에서는 펀드매니저들이 수익을 내는 기법도 각양각색이라는 점을 보여줬다. 1823%라는 독보적인 수익률로 1위를 차지한 박정윤씨는 전형적인 「데이 트레이딩」 패턴을 취했다. 첫주 30%의 수익률로 출발한 박씨는 업무연수가 있었던 2주차를 제외하면 하루 평균 50∼90회의 매매횟수를 보였다. 10주 동안 총 매매횟수가 무려 1900여회에 달했다. 종목별로도 처음에는 중소형 우량주에 접근하며 착실히 수익을 쌓은 뒤 시장테마군에 정확히 접근, 발빠른 매매패턴을 보였다. 서재영 팀장은 게임 초반 우량주 위주의 장기보유 패턴에서 중반 이후에는 저가매수·고가매도의 단기매매로 선회하며 수익률을 길렀다. 특히 서 팀장은 중장기 수익률이 높은 종목들을 정확히 짚어내 투자자들의 박수를 받았다. 마이다스에셋 이승문 대리는 테마주를 쫓아가는 가운데 목표수익률을 짧게 잡는 점이 특징이었다. 코스모투자자문 이인학 차장은 펀드운용의 기본인 「바이 앤드 홀드」를 강조했지만 단기간에 수익률을 극대화해야 하는 게임의 특성상 역시 추격매수를 통한 데이 트레이딩에 치중했다. 서울투신 김현태씨도 우량주 선별후 집중매매라는 펀드매니저의 전형을 보여줬다. 특히 김씨는 연초 폭락장에서도 대회 폐막 하루 전 167.76%라는 수익률을 달성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처럼 참가 펀드매니저들이 나름의 독특한 투자기법으로 수익률을 쌓아가자 쉐르파 사이트에는 이를 배우려는 개인투자가들이 몰려 들었다. 게임을 마감한 현재 쉐르파는 유료 회원만 1만여명에 달하고 동시 접속자 수가 무려 8000여명에 육박하는 인기사이트로 자리잡았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