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인터넷 쇼핑몰업체에 새 천년은 잊을 수 없는 한 해가 될 것이다. 주요 인터넷 쇼핑몰업체가 사상 처음으로 손익분기점을 넘어서면서 승자와 패자의 경계가 분명해지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그동안 국내 인터넷 비즈니스 시장을 이끌었던 기업대소비자간(B2C) 전자상거래 시장은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가속되고 업체간 사활을 건 승부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올해 이같이 주요 업체가 흑자를 바라보는 배경은 우선 서비스를 위한 대규모 시설투자가 어느 정도 마무리됐기 때문이다. 또 인터넷을 이용하는 쇼핑몰 구매 고객이 하루가 다르게 늘고 있는 것도 주요인으로 꼽힌다. 사실 전문가들도 인터넷 쇼핑몰 업체가 흑자로 돌아서는 시기를 사업 개시후 3년 정도로 내다봤다. 적자와 흑자기조의 전환점이 될 올해 주요 쇼핑몰 업체의 사업전략을 기반으로 시장 판도를 예측해 본다.
◇손익분기점 달성=96년 데이콤과 롯데백화점이 인터넷 쇼핑몰을 개장하면서 촉발된 인터넷 비즈니스 시장은 비록 일부 업체지만 올해 흑자로 돌아설 것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비록 한자릿수 정도의 소폭이지만 손익분기점을 넘어서면서 인터넷 비즈니스를 통해 수익을 내는 업체가 나올 전망이다. 시장규모에서도 지난해 2500억원 수준에서 올해 6000억원을 내다볼 정도로 무시할 수 없는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전문몰 활성화 =기존 종합몰에 이어 특정 아이템만을 다루는 전문몰 시장이 크게 활성화할 것으로 점쳐진다. 더욱이 대기업들이 쇼핑몰시장에 적극 참여하면서 틈새시장을 겨냥한 전문몰시장이 각광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응해 이미 종합쇼핑몰업체도 전문몰을 강화하고 있다. 인터파크는 티켓·북·게임파크 등 5개의 전문몰 외에 CD전문매장인 CD파크와 아동용품 전문매장인 키즈파크를 열 예정이다. 한솔CSN도 웨딩·골프·여행과 같은 생활서비스 부문을 별도 사이트로 독립시킨다. 삼성몰은 자동차·가구·여행·서적 등을 다루는 특화된 전문몰을 개설키로 했다.
◇중소 쇼핑몰의 제휴와 합병=유통과 물류, 15만∼20만종에 달하는 메가 아이템을 갖춘 대기업에 대항해 중소기업은 제휴나 합병을 통해 공동마케팅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는 대기업들이 일제히 인터넷시장에 뛰어들어 경쟁이 치열해진 상황에서 중소 쇼핑몰업체들의 살아남기 위한 마지막 자구책으로 풀이된다.
◇콘텐츠, 커뮤니티, 커머스 통합 =쇼핑몰 고객을 잡기 위한 서비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점차 커머스와 커뮤니티, 콘텐츠의 구분이 없어질 전망이다. 회원 확보를 위해 쇼핑몰에서 커뮤니티를 운영하고 각종 상품정보를 제공하는 등 지금까지의 사업 경계가 점차 사라진다. 또 이런 통합화 작업은 쇼핑몰업체가 직접 사이트를 개설하는 비생산적인 방법보다는 콘텐츠 혹은 커뮤니티 특성을 갖춘 사이트와 제휴하는 등 윈윈 차원에서의 구축 움직임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승자와 패자의 갈림길=쇼핑몰시장이 급속도로 늘고 일부 업체가 흑자로 돌아서지만 대부분의 업체가 안정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국내에 쇼핑몰업체는 1200여개로 추산된다. 이 가운데 실제로 월 100만원 정도의 매출을 내는 쇼핑몰은 전체 쇼핑몰 중 일부에 불과하다.
따라서 2000년부터는 크게 늘어난 개인 쇼핑몰의 상당수가 정리되고 대형 쇼핑몰만 살아남을 것이라는 전망마저 나오고 있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