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산업전자.부품 시장 10대 변수 (4)

인터넷

 인터넷의 영향력은 전방위로 미치고 있다. 산업전자 분야에서도 인터넷은 어김없이 맹위를 떨치고 있다.

 인터넷의 보편화는 반도체는 물론 고주파(RF)를 포함한 통신용 부품의 신규수요 창출이 가능하다. 물론 직접적인 경로를 통해서는 아니다. 인터넷에 적합한, 더욱 발전된 기능의 제품이 쏟아져 나오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수적인 현상이다. 그러나 여기에는 신기술 개발이 필연적으로 뒤따를 수밖에 없다.

 반도체산업이 그 대표적인 예다. 인터넷을 가장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게 하는 반도체 개발은 모든 반도체업체들이 해결해야 할 숙제가 됐다. 중앙처리장치(CPU)·주문형반도체(ASIC)를 포함한 비메모리반도체는 그 중심에 서 있다. 비대칭디지털가입자회선(ADSL)이나 케이블TV 등 차세대 데이터통신용 칩 개발이 한창이다.

 주문형반도체 분야 선두업체인 LSI로직은 통신용 반도체사업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었다. 이동전화기·개인휴대단말기(PDA)·디지털세트톱박스 등 인터넷 기반의 정보기기시장이 급성장하는 데 따른 전략이다. 최근에는 광대역커뮤니케이션과 이동통신 등 2개의 통신사업부를 신설, 통신용 반도체사업에 주력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퀄컴은 기존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기반의 통신용 칩에 데이터기능을 보강한 새로운 고속데이터레이트(HDR) 칩 등 고성능 제품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으며 삼성전자를 필두로 한 국내 반도체업체들도 인터넷 접속기능을 가미한 통신용 반도체 연구개발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세계 최대의 반도체업체인 인텔은 지난해부터 아예 인터넷 기업으로 이미지 변신을 꾀하고 있으며 국내업체들 역시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RF 등 통신용 부품도 상황은 마찬가지. 2000년의 최대 이슈가 될 무선인터넷은 통신용 부품시장을 이끄는 길잡이가 될 전망이다.

 인터넷의 발흥이 반도체와 통신용 부품산업의 성장에 어느 정도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 헤아리기는 쉽지 않다. 단지 천문학적인 규모가 될 것이라는 예측만이 가능하다. 예상을 뒤엎고 성장해온 인터넷이 변수로 작용하는 한 이같은 모습은 당분간 지속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인터넷이 산업전자 분야에 미치는 또 하나의 영향은 생산·판매 등 업체들의 경영 패러다임을 변화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다른 산업에 종사하는 기업들과 마찬가지로 산업전자업체들은 인터넷을 경영의 도구로 활용하는 데 적극 나섰다.

 업체들이 인터넷 전자상거래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가장 큰 변화다. 산업의 특성상 지금까지 반도체와 부품의 신뢰도는 전적으로 수요자와 공급자의 대면접촉에 의지해왔다. 제조업이 갖는 폐쇄성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들어 이 분야에도 인터넷 전자상거래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인터넷을 통해 반도체 등 부품을 사고 파는 사례가 늘어나는 추세다. 아직까지는 유통업체들이 주도세력이지만 올해부터는 제조업체들까지 인터넷 전자상거래에 나설 것으로 보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기업 대 개인(B to C)은 물론 기업 대 기업(B to B)으로까지 전자상거래 형태가 확대될 전망이다.

 삼성전기는 지난해 도입한 전자상거래 대상지역을 기존 유럽에서 미주로 확대했다. 이를 통해 판매하는 제품도 10여개로 확대하며 이달 중순부터는 구매시스템에도 전자상거래를 도입하기로 했다. LG전자 PCB사업부도 올해 인터넷을 통해 수·발주 관리가 이뤄지도록 하는 전자상거래제도를 도입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e비즈니스」팀을 발족시켰으며 인터넷 전자상거래를 업무에 직접 활용하기 위한 전자결제시스템도 구축할 예정이다.

 중견 PCB업체인 대덕전자와 중소 저항기업체인 라라전자 등도 전자상거래시스템의 전면도입을 계획하고 있으며 한국GE프라스틱 역시 2월까지 관련 시스템 구축작업을 마무리짓기로 했다.

이희영기자 hylee @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