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새롬기술 제2대 주주로

 삼성그룹이 코스닥 황제종목인 새롬기술의 지분 4.5%를 인수, 이 회사 오상수 사장에 이어 2대주주로 부상하고 무료 인터넷 국제전화서비스인 「다이얼패드」의 세계시장 공략을 위해 공조체제를 구축키로 했다. 또 새롬기술은 미국내 자회사인 「다이얼패드.컴」을 오는 9∼11월경 나스닥시장에 상장키로 하고 다음달까지 전담팀을 구성할 예정이다.

 새롬기술 오상수 사장은 11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지난해말 결의한 유상증자분 480만주 중 80만주(지분 4.5%)를 삼성전자 등 주요 계열사들이 인수키로 했다』면서 『삼성측과 공동으로 다이얼패드사업의 해외 마케팅에 주력해 올해안에 12개국에서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진 11일 새롬기술 주가는 사흘간의 약세를 마감하고 모처럼 상한가로 돌아섰다.

 그러나 이번 지분 인수가액에 대해서는 발표하지 않기로 양사가 합의함에 따라 구체적인 액수는 드러나지 않았지만 새롬기술의 유상증자 발행가액이 7만7900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약간의 할증이 붙은 1000억원 내외일 것으로 추정된다. 이로써 1대주주인 오 사장의 지분은 15.5%에서 11%로 낮아지게 됐다. 삼성그룹의 지분 참여에 대해 오 사장은 『다이얼패드사업의 성장가능성에 대해 양사의 이해관계가 일치했기 때문』이라며 『삼성측도 이를 발판으로 그룹차원에서 인터넷사업을 강력히 추진키로 하고 2대주주로서의 지분을 상당기간 유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새롬기술은 일단 이번 인수자금을 세계시장에서 다이얼패드 프랜차이즈를 구축하는 데 집중 투입키로 했다.

 오 사장은 또 『현재 가입자수 187만명인 미국 다이얼패드.컴이 무난한 성장세를 나타내 올해안에 나스닥상장은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주식변경 가능성에 대해서도 그는 『현재 주식유동성에 문제가 없어 액면분할은 검토하고 있지 않으나 현 자본금이 100억원 미만으로 극히 낮은 수준인 점을 고려해 무상증자를 검토중』이라며 『오는 3월 주총에서 거론할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증권가에서는 국내 대기업과 벤처기업이 대규모 협력체제를 구축, 해외 인터넷시장을 겨냥한 공동마케팅의 전례가 마련됐다는 점에 일단 의미를 두면서도 향후 양사의 행보에 눈길을 떼지 못하고 있다. 증권사의 한 전문가는 『이미 최종계약이 체결된 상황에서 양사가 지분인수가액을 공식 발표하지 않는 것은 또 다른 「딜」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기 때문인 것 같다』면서 『새롬기술이 삼성측의 지분참여에 맞먹는 또 다른 계약을 추진중이거나, 아니면 삼성측이 추가 인수합병(M&A)을 시도할 가능성이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실제로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다이얼패드는 야후와 같은 브랜드가, 새롬기술은 소프트뱅크처럼 세계적인 지주회사가 되는 것이 장기전략』이라는 오 사장의 발언 등을 감안할 때 항간에는 새롬기술과 일본 소프트뱅크의 「빅딜」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