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21세기 과학기술 미래를 연다 (5)

정보통신대학원대학교 양승택 총장

 정보통신산업이 성장하면서 미래 정보사회를 이끌고 나갈 인력양성이 매우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기업들은 이미 국경이 없어진 글로벌 시대를 살고 있다. 첨단 제품을 매개로 우리 기업들이 세계 시장으로 진출하고 외국 기업들도 국내 시장에 깊숙이 파고 들고 있다. 이러한 경쟁시대에 국제적인 감각과 기술력을 가진 정보통신 인력양성은 우리 미래를 책임질 「국가백년대계」가 아닐 수 없다.

 『한국정보통신대학원대학교(ICU)의 졸업자격시험은 매우 까다롭습니다. 전체 학생 중 10%에 해당하는 인원이 자진탈락하거나 낙제됩니다. 특히 박사 자격시험은 매우 엄격해 학생들 사이에서 불평이 많은 편입니다.』

 양승택 총장은 정보통신대학원대학의 교육과정이 매우 엄격하다며 말문을 연다. 이는 설립 2년째를 맞는 정보통신대학원대학의 교육정신이기도 하다.

 양 총장은 초기 교육목표를 「끊임없이 미래에 도전하는, 학문탐구에 정열을 불태우는, 세계 최고를 지향하는 대학교」로 잡았다. 2005년까지 정보통신분야 「세계 톱5 대학」으로 도약하는 것이 단기 목표다.

 『우리나라 대학에서 배출하는 인력은 산업 및 연구현장의 요구를 제대로 충족시키지 못했습니다. 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 산업체,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등이 국제경쟁력을 갖춘 정보통신 지도인력을 양성하자며 제시한 모델이 바로 정보통신대학원대학입니다. 우리는 기존 대학과의 선의의 경쟁을 통해 정보통신 인력의 질적 향상을 도모하고 미래 정보통신 사회를 주도할 유망 인력을 공급할 것입니다.』

 양 총장은 지식정보사회로 패러다임이 변환됨에 따라 선진국들이 정보통신산업을 국가발전의 핵심산업으로 인식, 국가역량을 집중시키고 있다고 강조한다. 이러한 국제 감각은 ETRI 원장을 거치면서 CDMA 등 굵직한 정보통신 연구개발부문을 총괄한 데서 얻은 탁월한 식견으로 판단된다.

 양 총장은 기술집약적인 정보통신산업의 국가경쟁력은 기술혁신과 발전을 주도할 국제경쟁력 있는 인적자원을 얼마나 확보하고 있느냐에 달렸다고 말한다.

 정보통신대학원대학은 설립 초기부터 산·학·연과의 협력관계를 구축, 산업체와 연구현장이 만족하는 수요자 중심의 교육·연구를 실현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기존 대학 석·박사과정과는 달리 학생들을 일주일에 이틀은 ETRI 등에 보내 실제 연구업무에 종사토록 하고 있다. 또 국제화된 교육·연구를 실현하기 위해 전체 학과목 중 30%가량을 영어로 강의하는 독특한 수업방식을 택하고 있다.

 『우리 대학은 기존 교육방식을 혁신시키기 위해 다양한 특성화 전략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시도는 정보통신대학원대학을 세계 톱5 수준까지 끌어올릴 수 있는 근본적인 배경이 될 것입니다.』

 양 총장이 말하는 특성화 전략은 크게 다섯가지로 구분된다.

 첫째, 입학과 동시에 학생 개개인의 적성과 희망분야를 고려한 최적의 맞춤형 학위과정을 편성하고 있다. 학생 자신의 적성과 희망목표에 맞는 교과목, 인턴십 연구과제, 논문연구 주제과정을 이수토록 하는 「개인별 학위과정 기획제도」다.

 둘째, 현장실무 및 연구개발 경험을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산업 및 연구현장에 일정기간 학생을 파견하는 「인턴십 연구과정제도」를 운영중이다.

 셋째, 관련분야에 대한 폭넓은 지식과 전문기술 및 전문경영 능력을 겸비할 수 있도록 공학부 학생은 경영학부 교과목을, 경영학부 학생은 공학부 교과목을 의무적으로 9학점 이상 추가로 취득토록 하는 「학제간 전공제도」를 실시해 경영을 아는 공학자, 공학을 아는 경영학자를 배출하는 것이다.

 이밖에 산업 및 연구현장의 요구사항을 파악하여 교과과정 편성에 반영하는 「주문형 교과과정 제도」, 학위취득기간을 단축하기 위해 여름학기를 정규학기로 하는 「1년 3학기 제도」 등도 타 대학 석·박사과정과 다른 매우 특이한 학칙이다.

 『지식기반 경제사회에는 응용력과 창의력을 겸비한 국제경쟁력 있는 고급인재의 양성이 더욱 중요합니다. 이를 위해 정부에서는 과거와 같이 교육을 이끌고 통제하겠다는 인식에서 벗어나 최소 범위만 규제하고 학사운영과 관련된 내용은 학교에 일임하는 사고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양 총장은 학교설립 2년동안 교육자로서의 자질을 검증받았다.

 지난해 연구단지내에 새로운 캠퍼스를 마련, 기반을 다졌고 교육부 「두뇌한국(BK)21사업」에 특화분야인 「정보통신 석사과정 실무전문인력 양성분야」 지원대상 학교로 선정되었으며 한국통신, SK텔레콤이 각각 주최한 전국 논문공모전에서 학생들이 최고상을 수상하는 성과를 올렸다.

 이밖에 정보통신 산학연 공동연구센터의 설립, 벤처기업과의 공동연구 및 기술개발에 나서는 등 21세기 정보통신 요람으로 성장하기 위한 기반을 다지고 있다.

 『지난해 8월 12명의 석사학위자를 처음으로 배출했습니다. 특히 12명의 학위취득자들은 우리 대학이 추진해 온 1년 3학기 제도에 의거, 1년 6개월만에 모든 교육·연구과정을 이수하고 조기에 학위를 취득한 것입니다. 이들 중 6명은 우리 대학교 박사과정에 진학하고, 6명은 ETRI, LG정보통신, 하나로통신 등에 취업했습니다.』

 양 총장의 말처럼 정보통신대학원대학의 인력양성은 이제 본격화되고 있다. 이들 인력이 산업체, 연구소, 정부기관 등에서 활동하게 될 2010년경이면 우리나라도 세계 최고수준의 정보통신산업 국가라는 자부심을 느껴도 될 듯 싶다.

 대전=김상룡기자 sr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