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업반장이 만화 작업표준서 펴냈다

 읽고 또 읽어도 어렵기만 한 작업표준서를 만화로 쉽게 설명해주는 현장 근로자가 있어 화제다. 주인공은 오리온전기의 박영학 작업반장(39).

 10여년 동안 이 회사에 근무해온 그는 경험을 살려 현장감 있게 그린 「만화 작업표준서」를 펴냈다.

 기술엔지니어라면 몰라도 일선 작업자에게는 작업표준서에 나온 기술표준이 너무 까다롭다. 공정마다 작업지시서가 붙어 있으나 간단한 글로 표현돼 의미전달도 미흡하다.

 「어떻게 하면 작업자들이 표준서를 쉽게 이해할 수 있을까」하고 고민한 박 반장은 취미삼아 그리는 만화를 떠올렸다. 이래서 나온 게 「만화 작업표준서」다. 그가 만화표준서를 펴낸 것은 이번이 벌써 두번째다. 박 반장은 지난해 8월 20·21인치 컬러TV브라운관(CPT)과 15인치 모니터용 브라운관(CDT)을 대상으로 1차 표준집을 냈었다.

 이번에 나온 2차 표준집은 17인치 CDT 라인을 대상으로 했다. 또 1차분에서 미흡했던 점을 보완하고 컬러를 입혔다. 박 반장은 사내 신문에 만화를 연재하는 것은 물론 일간지 독자투고 만화에도 심심찮게 게재할 정도로 만화 그리는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그는 앞으로 더욱 바쁠 것 같다. 6월부터 해외공장의 작업자를 대상으로 현지어 판을 만들어야 하고 17인치, 19인치 CDT 혼용라인과 29인치 CPT 라인에 대한 3차분 제작도 예약돼 있기 때문이다.

신화수기자 hssh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