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당 수출단가가 1000달러에서 1만달러에 달하는 최고급 가전제품 수출시대가 활짝 열리고 있다.
이에 따라 그동안 선진국에서 값싼 중저급 제품으로 인식되던 국산 가전제품이 이제는 선진국 제품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등 브랜드 이미지도 크게 개선되고 있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전자·삼성전자·대우전자 등 종합전자업체들은 최근 디지털 TV·대형 냉장고·시스템 에어컨·프로젝션 TV 등 고가 가전제품 수출을 크게 늘리거나 새롭게 수출을 시작하는 등 수출단가가 1000달러 이상인 고급품 수출에 적극 나서고 있다.
특히 대형 디지털 TV 등 일부 제품의 경우 대당 수출 단가가 1만달러를 호가하고 있으며 고급 냉장고와 시스템 에어컨의 경우 일반제품보다 적게는 3배에서 많게는 15배까지 높은 가격으로 수출되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그동안 중국 등 개도국의 추격을 받아왔던 국내 업체들이 제품 고급화에 주력, 일본과 미국 등 선진국과 대등한 수준의 제품을 개발해 수출하는 등 경쟁력이 크게 높아졌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대당 가격이 6000달러대인 52인치 디지털 TV와 9000달러대인 65인치 디지털 TV 등 고가의 디지털 TV 5000대를 수출했으나 올해는 대당 가격이 3000달러대인 보급형 제품을 중점 수출해 지난해보다 700% 늘어난 4만대를 수출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또 지난해 3만5000대가 수출된 대형 냉장고 「지펠」의 수출을 올해 8만대로 늘리고 지난해 6만대였던 프로젝션 TV 「파브」의 수출도 20만대로 늘리는 등 고가품 수출에 주력하기로 했다.
LG전자는 지난해 영국에 디지털 TV를 첫 수출한 데 이어 올해는 미국에 본격 진출하는 등 영국 수출 2만대를 포함해 총 5만대의 디지털 TV를 수출할 계획이다.
LG전자는 이와 함께 올해부터 일반 냉장고 수출단가의 7배 이상인 양문 여닫이형 냉장고 5만대를 수출하고 3000달러대에 수출되는 고부가 슬림형 에어컨과 시스템당 4500달러에서 1만달러를 호가하는 시스템 에어컨 수출에도 본격 나서기로 했다.
대우전자는 지난해 수출단가 1000달러 이상인 제품이 28인치 완전평면TV 1개 제품뿐이었으나 올해부터 대당 수출단가 4000달러대인 42인치 PDP TV와 대당 수출단가 1000달러대인 고선명(HD)TV를 추가로 수출하는 등 품목을 늘릴 계획이다.
이에 따라 대우전자는 올해 완전평면TV 4만대, PDP TV 2500대, HDTV 10만대 등 총 15만대의 고가제품을 수출할 계획이다.
김병억기자 be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