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정보디스플레이를 연구하는 학자 및 연구원들이 13일과 14일 이틀동안 한 자리에 모여 학술잔치를 벌인다.
잔치 이름은 「제1회 한국정보디스플레이학회 학술대회」. 장소는 서울 교육문화회관 별관이다.
대학과 연구소, 산업체에 있으면서 디스플레이기술을 연구해 온 사람들이 땀흘린 결과물들이 이날 이 곳에서 펼쳐질 예정이다.
이번 행사는 한국정보디스플레이학회(KIDS·회장 이종덕 서울대 교수)가 전자신문과 한국디스프레이연구조합의 후원 아래 갖는 첫 학술대회다.
이종덕 학회장은 『디스플레이기술 연구자들이 직접 만나 토론하고 아이디어를 얻는 만남의 장이 필요하다는 생각에서 이번 행사를 기획했다』면서 『첫 행사여서 어설픈 것도 많겠으나 기간산업으로 떠오른 정보디스플레이산업을 학문적으로 뒷받침하는 행사라는 점에서 의미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번 학술대회는 국내에서 나온 온갖 정보디스플레이기술을 선보이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 대학과 연구소뿐만 아니라 국내 디스플레이업체의 연구 성과물이 이번에 소개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학술대회는 브라운관, 액정표시장치(LCD)를 비롯해 플라즈마디스플레이패널(PDP), 전계발광소자(FED), 유기EL 등 첨단 디스플레이까지 16개 분야로 나눠 펼쳐진다.
각 연구분야를 설명하는 15편의 초청논문을 비롯해 모두 112편의 논문을 발표할 예정이다. 발표내용도 학문적인 내용에서부터 생산기술과 미래기술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KIDS측은 『이번 학술대회를 통해 현재와 미래의 정보디스플레이기술을 일목요연하게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술뿐만이 아니다. 각 섹션마다 초청논문을 발표, 국내외 시장 현황 및 전망을 짚어본다.
박막트랜지스터액정표시장치(TFT LCD)기술의 핵심 과제인 광시야각 기술 분야에서는 삼성전자, 현대전자, LG필립스LCD 등 TFT LCD 3사의 최신 기술이 선보인다. 삼성전자는 광시야각을 구현하는 패널의 제조공정과 설계를 최적화한 기술을 소개하며 현대전자는 가장자리전계를 전환하는 FFS기술을 발표할 예정이다.
전계방출디스플레이(FED)분야에서는 탄소나노튜브 관련 논문이 집중돼 연구진들이 이 분야에 높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음을 일러준다. 이밖에도 부품 소재 분야의 연구 성과물도 이번 학술대회에 대거 소개되고 있어 이 분야에 적극 진출하려는 기업에게도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학술대회는 특히 마지막날 특별 섹션을 마련해 TV용 TFT LCD, 고선명TV용 PDP를 비롯해 유기전광판, 탄소나노튜브의 촉매제 및 전계발광 기술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 기술들은 국내외 디스플레이업계와 학계의 관심이 높은 분야로 별도의 섹션이라고 그냥 지나쳐서는 곤란하다.
이번 학술대회를 주관하는 KIDS는 지난해 6월 발족했다. 세계시장을 주도하는 국내 디스플레이산업의 기초학문에 대한 연구 및 미래 원천기술과 산업기술에 대한 연구를 활성화하기 위해 별도의 조직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대학과 연구소 중심의 다른 학회와 달리 KIDS는 산업체의 참여가 활발한 편이다. 학회가 발족하기 전부터 산업체, 연구소, 학계는 기술과 연구개발 정보를 폭넓게 주고 받았으며 이를 더욱 활성화하기 위해 KIDS가 설립된 것이다.
KIDS는 지난해말 한국디스프레이연구조합에서 현판식을 갖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으며 첫 행사로 이번 학술대회를 열게 됐다. KIDS는 이번 1회 학술대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해 5년 안에 국제적인 학술대회로 발돋움시킬 계획이다. 그것도 외국인이 자발적으로 참석할 만큼 내용이 충실한 학술대회를 만들어나갈 방침이다.
국내 디스플레이산업이 시장점유율과 기술에서 세계시장을 지배할 만한 위치에 오른 상태에서 관련 학술대회도 덩달아 세계적인 수준에 오를 수 있다는 자신감에서다.
KIDS는 이를 위해 이번 학술대회에서 나오는 논문들을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SCI저널에 등재할 수 있도록 추진할 계획이다. 학술대회를 양보다 질적으로 발전시키겠다는 방침이다.
국제적으로 정보디스플레이 학술대회가 이번에 처음 열리는 것은 아니다. 미국에서는 매년 5월 정보디스플레이학회(SID) 주최로 학술대회가 열리며 일본에서는 IDW라는 디스플레이 관련 학술대회가 있으나 전문학회가 주도하지 않는 개인 연구자별 행사다. 이번 학술대회처럼 정보디스플레이분야의 기술을 총망라하는 학술대회는 거의 없다시피하다.
KIDS는 이번 행사를 통해 세계 정보디스플레이산업에서 차지하는 한국의 위상을 더욱 공고히한다는 전략이다.
무엇보다 다른 산업에 비해 산·학·연 협력이 활발한 정보디스플레이분야의 장점을 더욱 극대화하는 데 학술대회를 적극 활용할 방침이다.
뿐만 아니라 국내 디스플레이산업의 미래를 점쳐보려면 이번 학술대회가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