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벤처캐피털 "기세 싸움"

 최근 손정의 소프트뱅크 사장의 대규모 국내 인터넷 투자계획 발표 이후 벤처투자시장이 달아오르고 있는 가운데 대형 벤처캐피털업체간에 대규모 투자를 통한 주도권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질 전망이다.

 그동안 국내 벤처투자분야를 사실상 주도해 온 한국종합기술금융(KTB)과 한국기술투자(KTIC)를 필두로 삼성벤처투자·TG벤처·한국IT벤처·스틱IT벤처 등 주요 벤처캐피털업체들은 올해 투자규모를 지난해보다 대폭 늘려잡고 공격적인 투자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국내 최대의 벤처캐피털인 KTB(대표 권성문)는 미래와사람에 인수된 후 지난해 하반기부터 벤처투자를 강화하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 올해 대대적인 벤처투자에 나선다. 이에따라 지난해 50여개 벤처기업에 1500억원 가량을 투자한 KTB는 올해 전체 자산 대비 20%가 넘는 4500억원을 벤처투자에 투입할 계획이다.

 지난해 500억원 가량을 벤처기업에 투자, 450여억원의 순이익을 올린 KTIC(대표 서갑수)는 올해 인터넷, 정보통신, 생명공학, 환경 등을 중심으로 약 100개 벤처기업에 1500억원 이상을 투자, 창투업계 선두자리를 고수한다는 방침이다. KTIC는 이를 위해 1000억원 전후의 대형 펀드와 100억∼200억원대의 테마형 펀드를 결성키로 했다.

 삼성벤처투자(대표 이재환)는 지난해 10월 출범 이후 조성한 총 2600억원 규모의 기존 펀드를 포함해 올 1·4분기 안에 투자재원을 4500억원으로 확대, 올해 벤처투자에 기업당 평균 30억원씩 50∼60개 업체에 2000억원 가량을 투자할 계획이다. 삼성은 지난해 출범 이후 단 두달만에 정보통신·인터넷 등 6개 업체에 130억원을 투자했다.

 지난해 정보통신·인터넷을 축으로 약 300억원 가량을 투자한 삼보컴퓨터 계열 TG벤처(대표 이정식)도 올해는 정보통신 전문 벤처캐피털로 위상을 재정립하고 투자패턴도 대형화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는데 투자 단위가 1000억원은 무난히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이밖에 정보통신 전문 1호 창투사인 한국IT벤처(대표 연병선)도 올해 1000억원대 초대형 펀드 등을 결성할 계획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벤처투자시장이 가열되면서 이들 신기술금융사 및 대형 창투사간의 주도권 다툼과 중소형 창투사와 대형 벤처캐피털간의 양극화 현상이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중배기자 jb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