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기업은 반짝이는 아이디어만으로 성공하기는 어렵습니다. 더 좋은 아이디어가 얼마든지 나올 수 있기 때문이죠. 따라서 투자기업을 선별할 때는 기술적인 면에서 경쟁업체가 쉽게 따라오기 힘든 「진입장벽」을 갖고 있느냐를 가장 중요하게 고려합니다.』
경기고·서울대 경영학과를 나와 안건회계법인·삼일회계법인·동양그룹·동원증권 등을 거쳐 지난해 동원창업투자 사령탑에 오른 이종팔 사장(44)은 『벤처란 아이디어도 좋지만 근본적으로 경쟁업체가 따라오는데 1∼2년 정도가 필요한 기술적 우위를 갖고 있어야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며 코어기술의 중요성을 특별히 강조한다.
『벤처기업의 정의하면 기존 기업과는 차별화된 경영진의 「기업가정신」, 국제 경쟁력을 갖춘 「기술력」, 틈새시장(니치마켓)을 공략할 수 있는 「마케팅능력」 등으로 요약할 수 있을 것입니다. 세가지 조건을 모두 충족한다면 금상첨화겠지만 적어도 한가지 이상은 갖춰야 합니다.』 이 사장은 이중 굳이 하나를 꼽으라면 경영자의 벤처정신이라고 주저없이 말한다.
벤처캐피털업계에선 비교적 신출내기(?)지만 이 사장이 내세우는 투자기업의 조건은 이처럼 치밀하다못해 까다롭기까지 하다. 사실 동원창투의 투자패턴은 벤처캐피털업계에서 지나치게 보수적이라고 평가받을 만큼 신중한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이는 내실과 안정을 중시하는 동원그룹의 경영 색깔과도 무관하지 않다.
이 사장은 『현재의 기술 트렌드를 감안할 때 앞으로도 정보통신과 인터넷 비즈니스의 성장 가능성은 가장 크다』며 『이에따라 올해 투자 목표치인 200억원 중 30∼40%를 이 분야에 집중할 것』이라고 설명한다.
이 사장은 그러나 결코 트렌드에 부화뇌동해서 유망 업종만을 쫓지않고 코어기술에 중점을 두고 투자할 것이라고 말한다. 동원창투는 이를 위해 정보통신 관련 계열사인 성미전자 연구소를 비롯해 동원증권, 동원경제연구소 등 계열사 및 네트워크를 십분 활용, 투자효율성을 극대화한다는 전략이다.
『앞으로는 해외투자와 함께 해외 벤처캐피털과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에도 박차를 가할 예정』이라는 이 사장은 『자기자본이 1000억원이 넘어가는 2001년부터는 공격적으로 투자패턴을 전환, 21세기 최우량 벤처캐피털로 올라서는 게 목표』라고 포부를 밝혔다.
이중배기자 jb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