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시대로 들어서면서 중전기시장에도 디자인 바람이 불고 있다. 검정·회색·흰색 등 무채색 일변도의 중전기기 색상이 빨강·녹색 등으로 다채로워지고 있다. 중전기기도 흑백에서 컬러로 옷을 바꿔 입고 있다. 더욱이 일부 제품은 베이지색·카키색 등 파스텔톤으로 고급스런 느낌을 주고 있다.
이는 중전기기를 생활 가까이 끌어들이기 위한 목적이 가장 크다. 이용자들의 입장에서는 중전기기의 중후장대한 특성에 어두운 색깔에서 오는 중압감을 해소할 수 있기 때문이다.
중전기기의 컬러화를 주도하는 업체는 LG산전. 이 회사는 차단기·계전기의 제품을 「멕 시리즈」라는 브랜드로 출시하면서 종래의 무채색이 아닌 베이지색·카키색 등 기본색에 초록·주황 등을 조화시켰다. 제품 중에서 기중차단기·진공차단기 등은 보라색이 주조여서 이용자들에게 가전제품같은 느낌마저 갖게 한다.
LG산전은 「멕 시리즈」라는 독자 브랜드로 색채를 기반으로 시장에서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면서 제품 인지도를 한층 높였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일진 역시 대형 중전기기인 가스절연 개폐기와 차단기에 연노랑색과 베이지색을 더해 중전기기가 주는 무거운 면모를 일신했다.
케이디파워는 최근 출시한 모터컨트롤센터(MCC)에 컬러를 이용,편의성과 연계시켰다. 제어하는 부하의 종류에 따라 PC는 빨강, 소화전은 파랑, 공조기는 녹색 등으로 다양화한 것.
이외에 크로스티이씨가 외산업체에 비해 떨어지지 않는 패션감각을 보여주기 위해 무정전 전원장치에 색상을 포함한 디자인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중전기기업체의 한 관계자는 『선진시장에서 중전기기의 판매실적은 디자인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기 때문에 색과 디자인 개념을 적용한 제품을 개발함으로써 선진시장 진입에 나서기 위한 포석』이라고 말했다.
허의원기자 ewheo @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