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들어 전자상가 유통경기가 살아나고 있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테크노마트·용산전자상가·국제전자센터·123전자타운 등 서울시내 주요 전자상가에는 최근 평소보다 2배 가량 많은 인파가 몰리면서 PC·TV·오디오·캠코더 등을 중심으로 판매가 급증했다.
특히 지난 주말 PC매장에는 지난해 말보다 3배 이상 많은 고객들이 몰려 백화점세일기간을 방불케 했는데 상가에 따라서는 하루 판매대수가 지난해 말의 4배 이상으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 관계자들은 1월들어 이처럼 고객이 급증하는 이유에 대해 경기가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면서 구매를 망설였던 소비자들이 새해들어 구매를 서두르고 있고 지난해 특별소비세와 Y2K 등 복잡한 문제로 주춤했던 대기수요가 실수요로 전환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했다.
또 특소세 문제 등으로 지난해 말까지 본격적인 판촉을 자제했던 각 전자상가들이 새해들어 일제히 할인행사를 실시하고 있는 것도 전통적인 비수기인 1월임에도 불구하고 예년과 달리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컴퓨터 할인행사를 펴고 있는 전자랜드21 용산본점 컴퓨터 매장에는 평일에도 평소보다 3배 이상 많은 300여명의 고객이 몰리면서 지난해 12월 하루 평균 20대 정도였던 판매건수가 60대 이상으로 늘었다.
또 지난 주말에는 평소의 4∼5배 많은 고객들이 몰려 전자랜드 측은 소비자 상담과 배달·설치를 위해 판매 상담원을 추가 배치하고 비상 물류반을 운영하는 등 고객 잡기에 나섰다.
선인상가도 상황이 비슷해 전반적인 상가 매출이 지난해 11월과 비교해 30% 이상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상가에서 조립PC 매장을 운영하는 한 시장 관계자는 『지난해 11월만 해도 하루 한 건의 조립도 어려웠으나 요즘은 하루 2∼3건 조립은 무난하다』고 밝혔다.
상가 경기가 살아나면서 이달들어 용산일대의 거리는 오후시간이 되면 밀려드는 차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는데 시장 관계자들은 길을 오가는 사람들도 평소보다 최소 2배 이상은 늘어난 것 같다고 말했다.
겨울방학 이후 젊은층을 중심으로 하루 평균 10만명이 몰려들고 있는 테크노마트의 경우 컴퓨터·게임기·주변기기·오디오·워크맨 등에 대한 특별할인판매가 진행되면서 방문고객이 실수요자로 전환해 지난 주말에는 평균 매출이 평소의 2배 이상으로 확대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컴퓨터 매장의 한 관계자는 『기존 가격보다 10∼30% 인하된 가격에 판매하는 세일행사가 시작되면서 매장을 찾는 고객이 2∼3배 늘어났다』며 『PC뿐만 아니라 게임기 등을 판매하는 매장의 매출도 급속히 늘고 있다』고 밝혔다.
가전매장 관계자도 『캠코더·TV 등을 중심으로 1월들어 수요가 늘고 있다』며 『특히 최근들어 고가제품이나 최상위 모델을 구입하는 고객들이 크게 늘어 경기회복을 실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밖에 국제전자센터·123전자타운 등 특별한 할인행사를 실시하고 있지 않은 대형 전자상가에도 이달들어 고객이 밀려들고 있다. 이들 상가 관계자들은 『특별히 행사명을 붙이지는 않고 있으나 실제 판매가격이 다른 유통점에 비해 상대적으로 싸기 때문에 고객들이 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국제전자센터의 한 관계자는 『국제전자센터는 강남 상권에 기반을 두고 있기 때문에 IMF가 빨리 찾아오고 빨리 사라졌다』며 『지난해 말부터 나타나기 시작한 시장경기 회복세가 1월들어 한층 뚜렷해지고 있어 올 한해 큰 기대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
박영하기자 yhpark@etnews.co.kr
심규호기자 khsim@etnews.co.kr
엄성섭기자 smartguy@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