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보원 실태조사, PC방 음란물 접속 무방비

 청소년들이 주로 이용하고 있는 PC방과 가정에 설치된 PC 대부분이 음란물 차단 프로그램을 설치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으며 특히 PC방 이용자 10명 중 3명이 PC방에서 음란물을 본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PC방을 건전한 문화공간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PC방에 음란물 차단 프로그램을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한국소비자보호원(원장 허승)이 지난해 11월 서울 및 수도권에 거주하는 PC방 이용경험이 있는 609명의 청소년과 가정에서 컴퓨터를 사용하고 있는 초등학교 4학년 이상 19세 미만 자녀를 둔 부모 600명, 서울지역 PC방 75개소를 대상으로 실시한 「사이버공간에서 청소년의 음란물 접촉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조사대상자의 30.7%가 PC방에서 음란물을 본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PC방에 설치된 PC 150대 중 52.7%에서 음란물을 접촉한 흔적이 발견됐으며 음란물 차단 프로그램을 설치하지 않은 PC가 전체의 63.9%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PC방 가운데 음란물 차단 프로그램이 있는지 몰라서 설치하지 못했다는 곳도 29.3%로 나타나 음란물 차단 프로그램에 대한 지속적인 홍보가 필요한 것으로 드러났다.

 가정의 경우에도 음란물 차단 프로그램을 설치한 PC가 전체의 4.1%에 불과했다. 그러나 67.3%의 부모들이 앞으로 음란물 차단 프로그램을 설치할 계획이며 대부분의 응답자가 PC제조·판매자나 PC방 등 PC관련 사업자들이 차단 프로그램을 설치하도록 의무화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PC방의 PC에 대해 음란물 차단 프로그램을 의무적으로 설치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PC방 업주 84.7%가 찬성한다고 답했다.

 소보원 관계자는 『청소년들의 음란물 접촉을 막기 위해서는 부모들이 자녀들의 컴퓨터 사용에 대해 적극적인 관심을 가져야 하고 PC방에는 음란물 차단 프로그램의 설치를 의무화해야 한다』며 『컴퓨터관련 업체나 사회단체 등에서는 무료 또는 저가로 음란물 차단 프로그램을 보급해 청소년 보호에 앞장서야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엄성섭기자 smartguy@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