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덕연구단지내 정부출연연구기관들이 첨단기술이전사업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해 기술이전을 통해 상당량의 연구재원을 확보한 전자통신연구원을 비롯해 정보통신대학원대학·기계연구원·표준과학연 등 중견급 연구기관들은 기술이전 전담조직까지 구축했을 정도다.
이처럼 출연연이 기술이전에 적극 나서는 것은 그동안 독자적인 기술개발에 주력하던 기업들이 최근들어 출연연에 연구개발을 의뢰하거나 개발기술을 이전받아 상품화하는 사례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대덕연구단지 인근 「대덕벤처밸리」에 500여개가 넘는 전기전자·정보통신·기계공학·생명공학 관련 벤처기업들이 포진하는 등 기술이전을 할 수 있는 시장이 형성됐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출연연의 기술이전을 촉발시킨 곳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원장 정선종)이다. 지난해 구성된 3개의 기술이전 전담팀이 152건의 기술이전을 통해 255억원의 순수 기술료 수익을 챙겼다는 소문이 알려지면서 이같은 움직임이 더욱 활발해진 것이다. ETRI가 기술이전으로 올린 금액은 웬만한 연구소의 1년 예산에 맞먹는 금액이다.
신기술창업지원단을 중심으로 기술이전 활동을 펼쳤던 한국과학기술원(KAIST·원장 최덕인)도 미국 MIT가 학교 전체 예산의 절반 정도를 기술이전과 상품화사업에서 얻고 있다며 새로운 사업단 구성에 열을 올리고 있다.
또한 신기술창업지원단과는 별도로 산학협력단을 구성해 원내에서 창출되는 기술의 산업화를 적극 추진키로 했다. 특히 협력단을 통해 교수의 특허기술을 사업화시키고 캐릭터사업, 각종 수익사업 등을 통해 연구재원 확보에 나설 계획이다.
한국정보통신대학원대학교(ICU·총장 양승택)도 21개 업체가 입주한 산학연공동연구센터를 연내 45개 업체로 확대시켜 이들 기업을 대상으로 한 기술이전 및 공동기술개발에 나설 계획이다. ICU는 현재 기숙사 용도로 매입한 대학 3호관을 산학공동연구센터로 활용하고 벤처펀드를 조성하는 등 정보통신 벤처기업을 적극 지원할 예정이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원장 은희준)도 창업보육센터를 설립해 표준계측기와 관련된 12개 기업을 입주시킨 데 이어 기술이전을 추진할 수 있는 가칭 산학기술협력사업단 구성을 준비하고 있다. 표준연은 사업단을 통해 현재까지 개발된 기술을 벤처기업에 제공하는 한편 이들 기업과 공동기술개발 및 기술이전사업을 펼칠 계획이다.
한국기계연구원(원장 황해웅)도 창업보육센터를 개소한 데 이어 기업을 상대로 기술마케팅을 펼칠 전담반 구성을 기획중이다. 기계연은 시장조사를 실시한 후 사업단급 조직을 편성, 기계연이 개발한 각종 기계·재료부문 실용화기술 이전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이밖에 원자력연·에너지연·생명공학연 등 출연연구기관도 기존에 개발된 기술을 판매할 수 있는 별도의 조직구성을 모색중이다.
대전=김상룡기자 sr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