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형석 한국사업정보 사장
지식정보화 사회인 21세기의 화두는 단연 인터넷이며 그 동력은 콘텐츠다.
E비즈니스의 진액인 콘텐츠가 E비즈니스의 시발점이자 발화점이라는 점은 모두 알고 있는 사실이나 작금의 콘텐츠에 대한 인식과 개발, 육성 방안이 편중되고 있음은 실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인프라의 성격을 띤 정보 콘텐츠는 관련 기업마다 전략 사업으로 채택되고 있고 이에 대한 정부의 지원도 강화되고 있으나 텍스트·데이터 등을 디지털화한 「지식 콘텐츠」는 관심밖으로 밀려난 느낌이다.
이는 아직까지 지식 콘텐츠로 창업한 소호(SOHO)형 창업자들이 흑자를 내지 못하거나 정보 소비자들의 콘텐츠에 대한 가치 부정에 기인할 수 있다. 하지만 멀티미디어 혹은 정보 콘텐츠가 다양한 지식 콘텐츠의 기반 위에서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인터넷 조사기관인 미국 GVU의 자료에 따르면 정보 소비자가 콘텐츠 이용을 주저하는 이유는 이용료가 비싸다는 점(8%)보다 다양하지 못하다는 점(41%)을 지적한 바 있다.
그만큼 노하우가 축적된 다양한 계층의 고급 두뇌들이 스스로 부가가치가 높은 지식 콘텐츠를 개발해 낼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 주는 선도기업이나 정부의 관심도 절실하다고 하겠다. 지식 콘텐츠라 할 수 있는 3000여개에 이르는 유료 데이터베이스(DB) 수는 미국의 3분의 1 수준이지만 매출액은 불과 미국의 100분의 1밖에 되지 않는다는 점은 그만큼 가치 있는 지식 콘텐츠에 대한 홀대가 있었음을 증명하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지난해 우리나라 지식 콘텐츠 제공업체들은 대부분 적자여서 새로운 지식 콘텐츠 개발은 물론 DB의 업그레이드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이는 결국 정보 콘텐츠의 황폐화를 가져와 온라인상에 부하만 걸리게 하는 쓰레기로 골머리를 앓게 될지도 모른다. 이렇게 되면 열심히 초고속 통신망을 깔아서 남의 나라 콘텐츠나 제품만 판매하게 되는 문화종속 현상이 가속화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이다.
미국 등 선진국의 정보산업 부문에서 정보기기나 정보전달 분야보다 콘텐츠의 시장규모가 훨씬 크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지금처럼 편중된 마인드로는 정보화 10위 국가 유지는 불가능하게 될지도 모른다.
지식 콘텐츠는 지식정보화 사회의 핵심이며 부가가치의 원천이다. 우리나라의 높은 교육열과 우수한 두뇌들의 노하우를 콘텐츠화하는 코디네이팅과 인터넷서비스업체(ISP)들의 마인드 제고가 절실한 시점이다. 기획인력 양성도 좋고 정책적 지원도 좋지만 이미 각 분야에서 노하우를 체득한 두뇌(APlayer)들이 그들만의 노하우를 상품화할 수 있도록 기반조성을 해 주는 것이 보다 현실적이고 실현 가능성 높은 방법이 될 것이다.
지식 콘텐츠 개발자 육성을 위해서는 이에 상응하는 응분의 보상이 뒤따라야 할 것이며 콘텐츠 수출을 위한 지원 방안도 강구돼야 할 것이다.
대학생들이 인터넷 비즈니스 중에서 가장 높은 관심을 보이는 분야는 콘텐츠 제공자(CP)며 웹 이용자들은 콘텐츠의 가치가 웹사이트 선택의 중요한 요소라는 점을 인식하고 지식 콘텐츠 창출을 위한 창조적 두뇌의 발굴을 서둘러야 할 때다.
콘텐츠 제공업을 희망하는 창업자들도 이끌려 가는 수동적 자세에서 스스로 개척해 가는 도전정신이 그 어느 때보다도 절실하다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