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은 이제 다양한 경로를 거쳐 생활 속으로 들어오고 있다. 지난해 본격 등장한 무선 서비스로 유선 중심 체제에 금이 가기 시작했고 각종 정보를 처리하는 매체도 아직은 PC가 주류지만 TV, 휴대폰, 휴대정보단말기(PDA), 게임기 등으로 다양해지고 있다. 특히 TV는 모든 가정에 보급돼 있는 데다 사용이 쉽고 편리하다는 이점으로 PC를 가장 위협할 존재로 주목되고 있다.
TV가 인터넷 매체로서 충분한 가능성을 갖고 있다고 보고, 그 실현에 나선 인터넷TV 전도사는 웹TV의 공동설립자로 이 회사가 지난 97년 마이크로소프트(MS)에 의해 매수된 이후에도 사장 자리를 맡아오다 지난해 5월 MS와 결별한 스티브 펄먼 전 사장이다. 그가 약 8개월간의 공백 기간을 뒤로 하고 인터넷 세계로 다시 돌아와 화제가 되고 있다.
펄먼 전 사장의 복귀 무대가 될 업체는 디지털기술 벤처기업 인큐베이터인 리어든 스틸 디지털 디벨러프먼트 스튜디오(Rearden Steel Digital Development Studio). 이 회사는 영화, 애니메이션, TV프로그램, 비디오게임 등 각종 영상 콘텐츠나 관련 기술을 개발하는 업체를 지원하는데, 그는 사장 겸 컨설턴트로 활약할 예정이다.
특히 펄먼 전 사장의 복귀는 세기적 짝짓기로 주목을 끌고 있는 아메리카온라인(AOL)과 타임워너의 합병 발표 직후에 나와 흥미를 더하고 있다. 양사의 합병이 인터넷의 두 축인 콘텐츠와 서비스의 융합이라는 시너지 효과를 노리고 있는데, 그 역시 한 축인 콘텐츠에 모든 역량을 쏟기로 했기 때문이다.
제너럴매직, 애플컴퓨터, 웹TV를 거쳐온 펄먼 전 사장에게 이번 복귀는 사실 네번째의 새로운 시도다. 컴퓨터에서 TV를 거쳐 콘텐츠로 또 한 번 변신을 추구하는 그의 행보가 인터넷 세계에서 어떻게 평가받게 될지 주목된다.
신기성기자 kssh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