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는 왕인가 아니면 봉인가.」
에어컨업체들이 당초 지난해 12월 한 달 동안만 실시하기로 했던 예약판매 행사를 최근까지 연장실시하고 있어 소비자들로부터 빈축을 사고 있다.
LG전자·삼성전자·대우전자·만도공조 등 에어컨업체들과 전자랜드21·하이마트·백화점 등 유통업체들은 지난해 12월 예약판매를 실시하면서 「내년부터는 특소세가 원상태로 환원돼 에어컨의 구입가격이 오르기 때문에 연내에 구입하는 것이 유리하다」며 소비자들을 부추겨 왔으나 올해 들어서도 지난해 12월에 실시한 것과 동일한 조건의 예약판매를 연장실시하고 있는 것.
실제로 대부분의 에어컨업체들은 지난 15일까지 예약판매 행사를 연장한 데다 일부 업체의 경우는 아예 이달 말까지 동일한 조건의 예약판매를 실시할 예정이다.
또 전자랜드21과 하이마트 등 가전전문 양판점들의 경우 지난 14∼15일까지 예약판매 때와 동일한 할인판매 행사를 실시했으며 롯데와 신세계 등 백화점들도 지난 7일께부터 시작한 「에어컨 특소세인상 전 가격판매」 행사를 일부 모델에 한해 오는 23일까지 계속할 계획이다. 이들 업체가 지난해 12월에 주장했던 것과는 달리 올해에도 특소세가 오르기 이전과 동일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말 에어컨 구매를 서둘렀던 소비자들은 결국 판매량을 늘리기 위해 「특소세 인상」을 들먹인 에어컨업체들과 유통점들의 얄팍한 상혼에 속은 느낌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에어컨업체들과 유통업체들이 올해부터는 에어컨에 대한 특소세율이 21%에서 30%로 환원된다는 점을 수차례에 걸쳐 강조하면서 지난해 12월 30일과 31일 이틀간 전체 예약판매 실적의 30% 이상이 몰리는 등 전자상가와 대리점들에는 연내에 에어컨을 구매하려는 소비자들로 북새통을 이룬 바 있다.
이에 대해 에어컨업체들은 『지난해 유통업체들이 출고한 제품이 일부 재고로 남아 이를 처분하고 소비자들에게도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는 기회를 다시 주기 위해 유통업체 자체적으로 행사를 연장해 실시하고 있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반면 유통업체들은 『소비자들에게 기회를 제공한다는 취지는 맞지만 유통재고를 처분하기 위한 것은 아니며 제조업체와의 공조 없이는 예약판매 행사를 지속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백화점 측에서도 『백화점의 경우 지난 17일께까지만 예약판매를 하려고 했으나 대리점 등 관련업체들의 요청으로 행사 기간을 오는 23일까지로 연장했다』고 밝히고 있다.
김순기기자 soonkkim@etnews.co.kr
박영하기자 yh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