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기업의 기본적인 요건은 뭐니뭐니해도 기술입니다. 그러나 국제경쟁력을 갖추지 못한 기술력을 갖고 있다면 투자 가치는 낮을 수밖에 없어요. 경쟁력없는 기술로는 해외에 나갈 수 없기 때문입니다.』
국내 최대 벤처캐피털업체인 한국종합기술금융(KTB) 대표이사 사장을 거쳐 지난해 10월 신생 창투사인 테크노캐피탈로 말을 갈아탄 심항섭 사장(54)은 KTB에서 약 20년간 근무하며 벤처투자와 관련된 대부분의 업무를 섭렵한 「베테랑」답게 벤처기업이 갖춰야 할 첫번째 조건으로 주저없이 「기술」을 꼽는다.
심 사장은 그러나 곧바로 『기술이 중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벤처기업은 기술력만으로는 결코 성장할 수 없으며 경영진의 투철한 기업가정신이 결합돼야 진정한 벤처기업』이라고 잘라말한다. 벤처기업가라면 기업을 잘 키우기 위해서 강인한 벤처정신, 즉 쉽게 퇴색되지 않는 「열정」을 갖고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기술력과 기업가정신을 갖춘 벤처기업이라면 투자하는 데 있어 업종마저도 그리 중요하지 않다는 게 심 사장의 생각이다. 그러나 장기적인 산업의 트렌드를 무시할 수 없는 게 벤처캐피털리스트의 생리다. 이런 점에서 심 사장은 업종별로는 정보통신이나 인터넷, 생명공학, 환경 등이 유망할 것으로 전망했다.
『벤처기업과 벤처캐피털은 희로애락을 같이 하며 커나가야 합니다. 벤처기업이 성공해야 벤처캐피털도 따라서 성공하는 것입니다. 테크노캐피탈은 그래서 대형 펀드를 만든다거나 공격적인 투자보다는 소수 정예 인원으로 투자기업과 함께 고수익을 내는 내실에 포인트를 두고 있습니다.』
심 사장은 『벤처캐피털이 안정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선 투자기업의 가치제고가 중요하며 네트워크의 활용이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 한국은행·아세아종금·KTB 재직시절 쌓은 인적 네트워크를 십분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단기적으로는 자본금을 200억원으로 늘려 벤처펀드 결성을 위한 투자재원으로 활용, 하반기에 펀드를 결성할 것』이라는 심 사장은 『장기적으로 테크노캐피탈로부터 투자를 받으면 벤처기업의 약점을 많이 보완, 반드시 성공할 수 있다는 신뢰성을 주는 알찬 벤처캐피털업체를 지향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중배기자 jb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