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 "26년간 한우물" 김철호 LG전자 디자인연구소장

 『과거에는 우리나라에 비해 일본 등 선진국 산업디자인 수준이 20년 정도 앞서 있었지만 최근에는 우리나라 산업디자인이 소니·필립스 등 세계적인 전자업체와 견주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성장했습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 산업디자인이 2∼3년 후면 선진국을 충분히 이겨낼 수 있다는 자신감까지 생겼습니다.』

 최근 전자업계에서 디자이너로는 처음으로 전무로 승진한 LG전자 디자인연구소 김철호 소장(54)은 자신감에 차 있다. 김 소장은 지난 74년 홍익대 미대를 졸업하자 마자 LG전자의 전신인 금성사에 입사해 26년간 디자인분야에서만 일해온 인물.

 김 소장은 그동안 여러 대학에서 강의를 해달라는 등 교수직 제의도 여러 번 있었지만 산업디자인 분야에서 승부를 보고야 말겠다는 일념으로 지금까지 일했다는 것. 업계에서는 그래서 김 소장을 불모지와 같았던 전자업계의 산업디자인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데 기여한 인물로 평가하기도 한다.

 『그동안 일곱번 개최된 「대한민국 우수 산업디자인 상품전」에서 무려 여섯번이나 LG전자가 대통령상을 수상한 것이 가장 보람있는 일 중 하나로 기억됩니다.』

 26년 동안 산업디자인분야에 근무하면서 보람있었던 일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김 소장은 디자인상품전에서의 대통령상 수상과 지난 90년 디자인 마스터 플랜 5개년 전략을 수립, LG전자가 업계 처음으로 디자인연구소를 설립한 것,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LG국제 디자인 공모전」을 개최한 것 등을 꼽았다.

 『LG전자는 디자인을 「디지털 LG 비전」 실현을 위한 핵심역량의 하나로 선정해 디자인이 기업경영에 새로운 부가가치를 만드는 중추적 역할을 수행토록 하고 있습니다.』

 김 소장은 이를 위해 「고객 최우선 디자인(USER First Design)」을 중심사상으로 설정했다고 소개했다. 특히 김 소장은 LG다움을 만들기 위한 「디자인을 통한 기업이미지 구축(CIPD)」 작업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향후 2∼3년내 사업화를 목표로 디자인 경쟁 우위의 신상품 콘셉트를 제안하는 연구활동을 강화하고 N세대 및 시니어 세대를 겨냥한 신상품 개발과 같은 디지털 상품 디자인 분야에 우수 인력자원을 집중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김병억기자 be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