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라클 E비즈 "기치"

 최근 들어 기존 비즈니스 형태를 E비즈니스로 전환하는 작업이 전세계 모든 기업의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그 중에서도 E비즈니스 솔루션을 제공해야 하는 정보기술(IT) 기업들의 변화는 다른 어느 기업보다 절실하다. 다시말해 IT업체들로서는 일반기업이 E비즈니스를 구현할 수 있도록 적절한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은 물론 스스로 아마존이나 델컴퓨터처럼 이를 앞서 실행하는 선진적인 모델기업으로 변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같은 관점에서 미 오라클의 변화가 관심을 끈다. 오라클은 지난 90년대 클라이언트 서버 컴퓨팅 시대를 거쳐 2000년대 인터넷컴퓨팅 시대를 겨냥한 E비즈니스 기업으로 변신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E비즈니스 기업을 추구하는 오라클의 방향은 크게 세 가지다. 우선 자사가 보유하고 있는 솔루션을 E비즈니스 구현에 적합하게 만드는 것과 대외적인 사업 모델을 E비즈니스화하는 것 그리고 내부 운영 시스템을 E비즈니스 환경에 맞도록 개선하는 것이다.

 오라클은 이미 3, 4년 전부터 자사의 솔루션과 제품을 E비즈니스 환경에 맞게 전환하는 작업을 벌이고 있다. DB를 비롯해 전사적자원관리(ERP), 데이터웨어하우스(DW), 개발툴 등 자사가 보유한 모든 제품군의 개발코드를 이식성이 우수한 자바언어로 다시 짜 웹 환경에 적합하도록 했으며 최근에는 차세대 인터넷 표준언어로 부상하고 있는 XML 기술 적용에도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현재 인터넷 전용DB인 오라클8i를 비롯해 ERP패키지인 오라클 애플리케이션스i, 고객관리를 위한 CRMi, 개발툴인 오라클 디벨로퍼3i 등 기존 제품군을 모두 인터넷에 적합한 「i제품군」으로 단일화했으며 온라인 조달 솔루션, 머천트 솔루션 등 E비즈니스를 직접 구현해주는 솔루션도 다양하게 선보이고 있다.

 다음으로 오라클이 집중 투자하고 있는 것은 사업모델을 E비즈니스화하는 작업이다. 오라클은 지난해 9월부터 온라인을 통해 자사 제품군을 판매하는 오라클스토어를 운영하고 있다. 오라클스토어에서는 DB나 툴 등 오라클의 전 제품군은 물론 앞으로 지원, 교육, 컨설팅 분야까지 패키지화해 공급할 예정이어서 사업모델이 크게 바뀌고 있다.

 오라클 E비즈니스 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섀리 사이먼 수석 부사장은 현재 미국에서만 진행하고 있는 오라클스토어를 올 7, 8월께 전세계로 확대할 계획이며 현재 7∼10%의 온라인 판매비중을 18개월 안에 80%까지 끌어올린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오라클은 이를 통해 고객과 거래가 간편해지고 다양한 채널을 통해 중소기업 등 새로운 시장으로 확장할 수 있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오라클은 이와 함께 자사의 ERP를 네트워크를 통해 임대하는 애플리케이션 호스팅 사업인 오라클 비즈니스 온라인 사업을 추진하면서 변화하는 SW 구매환경에 대처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오라클은 지난해 6월부터 내부적으로 고객관리(CRM)와 ERP를 적용해 고객 대응과 업무처리 효율화를 꾀하고 있으며 시스템 운영 부문 또한 큰 폭으로 개선하고 있다.

 특히 전세계에 분산된 수많은 지역별, 업무별 DB를 몇 개의 목적별 DB로 통합하는 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를 통해 불필요한 운영과 관리비용은 줄이면서도 통합DB로 인한 업무 효율성은 높인다는 것이다.

 명실상부한 E비즈니스 업체로 변화를 시도하는 오라클의 이러한 사업방향이 어떤 결실을 거둘지 주목된다.

샌프란시스코=조인혜기자 ihch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