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논단> 지식정보화와 인력양성

 새 천년을 맞아 우리는 하루가 멀다하고 생겨나는 새로운 용어의 홍수 속에 살고 있다. 개념조차 생소하던 전자우편이니 인터넷이니 하는 용어들이 이제는 어느새 우리의 일상에 필수적인 용어로 다가와 사회 전반의 삶과 문화를 바꾸어가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E비즈니스니 E라이프니 하는 용어들이 새롭게 등장했다. 새로운 용어의 창출은 그 사회의 변화되는 모습과 변화의 방향을 투영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만큼 우리 사회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새로운 변화의 물결에 휩싸여 있는 것이다. 그러면 이러한 변화의 물결은 무엇인가. 새 천년을 맞이하면서 각종 언론매체는 앞다투어 지구촌이 1만년 전의 농업혁명과 200년 전의 산업혁명을 거쳐 정보기술의 발달에 의한 지식정보혁명의 시대로 진입하고 있음을 알리고 있다.

 새롭게 변화되는 세기는 대응 여하에 따라 우리에게 희망의 세기가 될 수도, 아니면 절망의 세기가 될 수도 있다. 그러나 필자는 새 천년이 우리에게 희망의 세기가 될 것임을 확신하고 있다. 왜냐하면 새롭게 전개되고 있는 지식정보화시대는 기본적으로 정보통신산업 발전이 밑거름이 되는데, 우리나라의 경우 이미 정보통신산업에서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확보한 분야를 보유하고 있을 만큼 탄탄한 기초를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정보통신산업은 TDX 개발과 CDMA 세계 최초 상용화 등의 기술개발을 통해 국내 경제의 전반적인 어려움 속에서도 96년 18.2%, 97년 25.9%, 98년 18.1%에 이르는 고도성장을 지속해 왔다. 작년의 경우 수출이 30% 이상 증가하면서 전체 산업수출을 주도했을 뿐만 아니라 전체 무역수지 흑자의 절반 이상을 차지해 우리나라 경제회복의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정보통신산업은 그 산업 자체로도 매우 중요하지만 여타 산업을 지식기반화하는 산업이라는 점에서 새 천년 지식정보화시대에 커다란 희망을 갖게 해주며 또한 이를 실현해 보일 수 있는 산업이다.

 그러나 이러한 희망이 우리에게 저절로 다가오는 것이 아님을 우리는 명심해야 한다. 지금까지 우리는 대부분의 핵심 원천기술을 선진국에 의존하여 산업발전을 이루어왔다. 정보통신산업도 예외는 아니다.

 따라서 우리에게 있어 핵심 기술력의 확보는 매우 중요한 과제다. 이러한 핵심 기술력의 확보는 결국 고급 인적자원의 경쟁력과 직결된다. 특히 지식집약적이고 기술집약적인 정보통신산업은 그 특성상 인간에게 체화된 기술의 중요성이 갈수록 높아질 수밖에 없어 실제적인 응용력과 창의력을 겸비한 인력양성이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부각되고 있다.

 이러한 과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지식정보화시대에 알맞은 새로운 패러다임에 의한 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 기존의 교육방식과 사고로는 더이상 급변하는 시대의 조류에서 살아남을 수 없기 때문이다. 새로운 패러다임을 어디에서 찾아야 하느냐는 문제는 이미 답을 가지고 있다.

 21세기 지식산업의 메카라고 불리는 실리콘밸리 등의 산업단지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데, 이 지역의 공통점은 상아탑인 대학에서 개발된 지식이 바로 상품으로 발전된다는 점에 있다. 이것은 지식정보사회에서는 그동안 기초연구라는 점에서 실용가치가 전혀 없다고 생각해온 분야의 연구도 곧바로 상품화가 가능하며, 이러한 상품일수록 더 큰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우리에게 제시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대학들도 이러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받아들여 기존의 교육방식에서 과감히 탈피함으로써, 우리나라가 새 천년 지식정보사회의 세계적인 주역이 되게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고도의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인재, 고도의 창의력과 자신감을 겸비한 인재, 기술을 알고 경영을 알아 지식산업을 실천하고 성공적인 기업으로 끌고갈 수 있는 인재, 여기에다가 정보화사회에서 이제는 표준어가 되어버린 영어에 능통한 인재. 이러한 인재들을 대량 양성하여 우리 사회에 공급하는 것이 이제 급속도로 전개되고 있는 지식정보사회에서 우리나라의 대학들이 맡아야 할 주된 역할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국정보통신대학원대학교 총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