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네트워크장비 벤처기업들, 한국으로 몰려온다

 특화된 기술로 무장한 미국 네트워크장비 벤처군단이 아시아지역 인터넷 맹주로 부상하고 있는 한국으로 몰려오고 있다.

 최근 관련업계에 따르면 백본라우터 분야에서 시스코시스템스와 경쟁중인 주니퍼네트웍스가 지난해 하반기 국내에 지사를 설립한 것을 시작으로, 최근에는 기가비트 이더넷 스위치 전문업체인 익스트림네트웍스, 레이어5 스위치 전문업체인 애로포인트도 국내 진출을 앞두고 있다.

 게다가 레이어3 및 4 스위치 전문업체인 파운드리네트웍스, 케이블모뎀이나 디지털가입자회선(xDSL) 사업자 장비 전문업체인 레드백네트웍스 등도 지사설립을 은밀히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져 올해내로 지사설립이 가시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 업체가 국내 진출을 서두르는 것은 한국이 예상보다 빨리 IMF를 벗어났고 정부 차원에서 정보화를 강력히 추진하는 등 시장도 다른 아시아지역보다 급성장하고 있어 올해를 시장진입 적기로 판단하기 때문이다.

 해외 네트워크장비 업체에 근무하고 있는 한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러한 업체의 지사장으로 오지 않겠냐는 제의를 여러 헤드헌터로부터 받았다』며 『이들 업체의 성장잠재력이 뛰어나 이직을 두고 고민중』이라고 최근 분위기를 설명했다.

 특히 이 업체들은 특화된 영역에서 뛰어난 기술력과 가격경쟁력을 구비하고 있어 국내 진출이 이뤄질 경우 시스코시스템즈코리아·한국루슨트테크놀로지스·한국쓰리콤 등 기존 업체들과 한판승부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가장 먼저 국내에 진출한 주니퍼네트웍스는 지난해 디스트리뷰터인 스마트넷테크놀로지스(대표 김영국)를 통해 테라비트 백본라우터인 「M40」을 데이터센터인 IBR에 4대 공급, 그동안 국내 백본라우터를 독식해온 시스코의 독주에 제동을 걸었다. 이 회사는 이 기세를 몰아 올해 설립될 대형 데이터센터뿐만 아니라 기간통신사업자에게도 자사 제품을 공급, 200억원의 매출액을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 초 동부정보기술과 네트워크 공급계약을 체결한 익스트림네트웍스는 올해 지사를 설립키로 하고 현재 임시지사를 운영하고 있다. 임시 지사장에는 마르코니코리아(구 한국포어시스템즈)에서 영업부장으로 근무한 박희범씨가 임명됐으며 정식지사로 곧 전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익스트림네트웍스는 기가비트 이더넷 스위치 전문업체로 올해 30∼50%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자상거래나 웹호스팅 등에서 뛰어난 성능을 보이는 웹스위치 전문업체인 애로포인트도 내달 3일 국내 지사를 설립한다. 이를 위해 애로포인트 회장인 웬추가 21일 방한했으며 국내 초대 지사장에는 모토로라반도체통신의 ING사업부 상무로 근무해온 김한규씨가 내정됐다. 애로포인트는 지난해 말부터 국내 대형 데이터센터를 대상으로 마케팅 활동에 착수, 이미 상당한 물량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데이타크레프트커미스네트워크도 삼성물산이 독점해온 파운드리네트웍스사 제품을 올해부터 취급키로 해, 파운드리네트웍스사의 약진도 예상된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