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성과 실적을 갖춘 종목이 뭘까.」
이 질문에 증시 전문가들은 반도체 관련 종목을 꼽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컴퓨터 2000년(Y2K)문제로 위축됐던 PC수요가 2·4분기부터 회복될 것으로 전망되고 이동통신단말기 시장의 확대로 인한 통신용 반도체 수요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데이터퀘스트는 올해 반도체 시장 성장률이 16.8%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반도체 분야에서는 국내 업체들이 세계수위를 지키고 있어 반도체업체와 장비업체들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아남반도체(대표 김규현)는 지난 56년에 설립돼 68년 국내 최초로 반도체사업에 착수한 회사로 패키징사업과 비메모리 웨이퍼 일관가공(FAB)사업을 하고 있다. 이 회사는 패키징사업부의 해외매각을 추진중이며 앞으로 FAB사업으로 거듭날 계획이다.
부천의 FAB공장은 IMF 이후 경제환경의 변화로 점진적으로 투자를 진행해 현재 월 2만장(웨이퍼 기준)을 생산하고 있으나 올해중에는 TI 등의 보증으로 월 2만5000장을 생산할 예정이다. 현재 반도체 경기의 호황으로 가동률은 100%이며 해외 고객들의 수요를 생산능력 부족으로 충족하지 못하고 있어 매출신장이 기대된다.
아남반도체의 재무상태는 아직 건전한 것은 아니다. 이 회사는 98년 10월말경 계열사에 약 3500억원을 지급하는 등 과다한 지급보증으로 인해 자금사정이 악화됐고 대규모 신규투자에 따른 차입금 및 지급이자 급증으로 유동성이 부족해짐에 따라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에 들어갔다. 또 환율급등으로 98년말에는 부채비율이 무려 1762%나 됐다.
아남반도체는 워크아웃에서 벗어나기 위해 작년 5월 패키징사업부 광주공장을 5억8200만달러에 매각했고 8월에는 산전사업부를 450억원에 매각하는 등 자구계획을 실행, 약 6800억원의 차입금을 상환했다. 또 패키징사업부를 8억달러에 매각했고 추가투자 6억5000만달러 등 총 14억5000만달러를 유치해 지난해 528%이던 부채비율이 올해에는 200% 이하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투자분석가들은 『아남반도체가 매출의 95%를 수출에 의존하기 때문에 원화상승에 따른 부담이 클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반도체 조립업체는 반도체 메모리의 직접 수혜주가 아니기 때문에 최근 반도체업계의 호황이 아남반도체에 큰 수익을 줄지는 미지수』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