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및 주변기기 업체들은 지난해 국내 PC시장 양적 성장과 해외 수출 확대에 힘입어 내외형적으로 괄목할만한 성장을 거뒀다. 이들 업체가 만성 적자에서 벗어나 사상 초유의 매출을 달성하고 수익률도 크게 높이면서 컴팩이나 IBM과 같은 세계적인 업체들과 경쟁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낙관적인 전망도 나오고 있다.사양 산업으로 치부됐던 컴퓨터 및 주변기기 산업이 지난해를 기점으로 황금알을 낳는 핵심 산업으로 성장한 데 힘입어 관련 업체들이 투자자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삼보컴퓨터(대표 이홍순)는 삼성과 더불어 국내 PC시장을 주도하는 전문업체다. 저가에서 고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PC 제품군과 주변기기 제품군을 보유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인터넷 사업 진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 초저가PC를 미국과 일본 등지에 250만대 정도를 수출하면서 국내를 대표하는 PC메이커로 자리매김했다. 이러한 수출에 힘입어 2조1000억원에 이르는 매출과 400억∼450억원 정도의 순이익을 달성했다.
올해에도 해외 시장에 주력, 3조5000억원에 이르는 매출액을 목표로 하고 있다.
미국 판매법인인 e머신즈와 HP, 일본 소텍 등에서 주문받은 물량이 800만대를 넘고 수주받은 물량만으로도 3조5000억원에 이른다. 또 미국 합작법인인 e머신즈가 1·4분기중 나스닥 상장을 추진하고 있고 10%가 넘는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두루넷도 나스닥 진출에 이어 코스닥 등록을 모색하고 있어 상장이 성사될 경우 막대한 평가차익이 예상된다.
하지만 미국의 컴팩, IBM 등 주요 PC 메이커가 저가PC를 앞다퉈 선보이고 있어 지난해처럼 저가PC 시장에서 삼보가 독주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또 삼보컴퓨터가 주 타깃 시장으로 삼고 있는 미국 PC시장 전망 자체가 밝지 않아 수출 물량의 한계성을 조만간 드러낼 것으로 예상된다.
삼보컴퓨터는 이에 대비해 향후 PC를 대체할 것으로 전망되는 디지털 가전기기로 주력 사업을 선회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현재 디지털 가전기기 시장 진출을 위해 TV에서 인터넷을 접속할 수 있는 웹TV 세트톱 박스를 개발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