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시게이트테크놀로지가 리니어테이프오픈(LTO)기술을 기반으로 개발된 「바이퍼(Viper) 200」을 최근 선보임에 따라 올해 테이프 드라이브 시장의 주도권 경쟁이 백업장치 업체들의 초미의 관심사로 부각되고 있다.
「바이퍼 200」은 LTO기술의 울트리엄 포맷을 활용한 드라이브로 중형 및 엔터프라이즈급 서버용 데이터백업 드라이브로 개발된 제품이다.
이에 앞서 HP도 LTO기술에 기반한 200GB의 테이프 드라이브를 발표하고 제품공급을 추진하고 나선 바 있어 이르면 올해 2·4분기가 시작하는 시점부터 LTO드라이브 보급이 본격화될 것으로 관련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LTO표준이 중형 테이프 백업드라이브의 변수로 떠오르고 있는 것은 LTO기술이 테이프 드라이브 업계에서 하나의 표준으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 때문이다.
우선 LTO기술은 IBM과 HP·시게이트 등 드라이브 표준화에 참가한 업체들이 저장매체 분야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업체들로 구성돼 강력한 힘을 발휘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이메이션을 비롯, 후지필름·TDK 등 미디어·소모품 제조업체가 다수 참여하고 있다는 점에서 LTO기술이 퀀텀의 DLT기술과의 치열한 경쟁에서 우위에 서지 않겠냐는 것.
제품의 성능면에서도 LTO기술은 부각되고 있다.
최근 발표된 「바이퍼 200」의 경우만 보더라도 시간당 110GB 이상으로 최고의 압축데이터 전송률을 자랑한다. 카트리지당 저장공간도 최고 200GB로 압축용량을 갖춰 현재 공급되고 있는 중형 테이프 드라이브 중에서는 가장 우수한 성능을 갖추고 있다.
또 앞으로 발표될 퀀텀·엑사바이트·소니의 제품군과 비교, 손색없는 성능을 갖추고 있다는 것이 장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LTO기술은 기존 테이프서버 제품에 비해 용량 및 퍼포먼스면에서 우수한 성능을 제공하면서 데이터 관련 최상의 처리기능을 갖춘 것이 장점으로 특히 용량과 퍼포먼스, 신뢰성 등을 극대화하기 위해 선형 멀티채널, 서보(Servo)기술 등을 채용하고 있다.
또 SAN 환경에도 적용할 수 있도록 설계된 점과 오픈 아키텍처로 설계돼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관련업체들의 유입이 수월하다는 장점을 갖추고 있다.
따라서 LTO는 현재 백업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퀀텀의 DLT 드라이브와 앞으로 발표될 슈퍼DLT 드라이브, 일부 엔터프라이즈급 테이프 드라이브 시장의 판도변화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게 테이프 드라이브 업체들의 일반적인 견해다.
LTO표준이 윤곽을 드러내면서 시장판도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물론 퀀텀의 DLT를 기반으로 한 테이프 라이브러리를 주요 사업아이템으로 갖고 있는 IBM과 HP가 LTO 출시시점에서 DLT 도입을 전량 중단한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LTO기반 드라이브 사용량을 늘려나갈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라이브러리 개발업체들이 LTO 기술기반 제품을 즉각적으로 채택하지는 않는다 하더라도 퀀텀사와 치열한 경쟁을 벌여 나갈 것은 분명해 보인다.
특히 중형 테이프 드라이브 시장에서 아성을 지키고 있는 퀀텀의 경우 DLT 라이브러리 시장에서의 주도적인 위치를 놓치지 않기 위해 올 상반기 「슈퍼DLT」를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소니도 올해 하반기 성능이 대폭 개선된 「AIT3」를 내놓고 맞불작전을 펼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맘모스2 드라이브」를 지난해 내놓았던 엑사바이트도 지난해 새로운 테이프 드라이브 표준으로 설계하던 「이글」 프로젝트를 포기하는 대신 올 하반기 「맘모스2 드라이브」의 후속제품을 내놓아 중형 테이프 드라이브 시장을 공략한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다만 퀀텀의 DLT기술과 IBM·HP·시게이트의 LTO기술간 경쟁은 어차피 테이프 드라이브를 이용해 라이브러리를 전문적으로 공급하는 테이프 라이브러리 공급업체들의 선택에 좌우될 수밖에 없어 앞으로 라이브러리 업체들의 행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규태기자 kt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