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새천년 단체장에게 듣는다(8)

케이블TV방송협회 최종수 회장



  통합방송법의 제정으로 국내 케이블TV업계는 중대한 갈림길에 서있다.

 위성방송사업의 본격 실시, 중계유선사업자들의 케이블TV사업자 전환, 지상파 디지털방송의 시행 등 방송을 둘러싼 제반 환경이 급변하면서 매체간 경쟁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방송 외적으로는 한국통신·데이콤·두루넷·드림라인·하나로통신·온세통신 등 거대 통신사업자들과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 시장을 놓고 한판승부를 벌여야 할 형편이다. 그동안 케이블TV업계를 짓누르고 있던 3분할 사업자간 갈등관계를 해소하지 않고는 갈수록 치열해지는 대외 경쟁상황에서 결코 살아남을 수 없는 위기국면이 조성되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케이블TV업계는 복수프로그램공급사업자(M

PP) 및 복수케이블TV방송국(MSO) 체제로의 전환,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의 활성화, 위성방송·인터넷방송 등 신사업 구상 등 대응전략을 적극 모색하고 있다.

 케이블TV업계의 이익단체인 케이블TV방송협회(회장 최종수)도 급변하는 방송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변신을 모색하고 있다. 특히 협회는 그간 케이블TV 3분할 사업자간에 노정됐던 해묵은 갈등관계를 해소하고 협회의 위상과 역할을 한층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최종수 회장은 우선 『통합방송법 제정 이후 방송시장 진입규제가 크게 완화됐고 국제화 추세가 가속화되고 있다』며 『협회의 기능과 위상도 새로운 방송환경 변화에 맞게 재정립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협회는 SO협의회·PP협의회 회장 등을 중심으로 「케이블TV발전위원회」를 구성, 한시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발전위원회는 협회의 기능개선 및 조직개편 문제를 심도있게 논의, 조만간 협회 발전방안을 제시할 계획이다.

 최 회장은 올해는 내부문제보다 대외적인 활동에 보다 역점을 둘 생각이다. 그동안 3분할 사업자간 이해관계 조정이나 가입자 확대를 위한 마케팅 활동에 치중해 왔으나, 앞으로 이같은 문제는 가급적 개별 사업자간 자율조정에 맡기고 협회는 케이블TV 관련 정책·기술·경영·교육분야의 조사·연구·개발 등의 사업을 중점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근 문화관광부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는 방송법 시행령과 관련해선 시장질서 확립이 중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동안 케이블TV업계와 중계유선간에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방송질서가 크게 혼탁해졌다며 향후 시행령에 중계유선사업자의 역무범위를 보다 명확히 규정, 방송질서가 정상화되기를 기대한다는 것이다.

 또 케이블TV업계와 중계유선업계가 시장상황에 탄력적으로 대응하면서 M&A를 추진, 자연발생적으로 양 매체를 통합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그렇지만 통합과정에서 중계유선사업자를 배제하는 것보다는 양 매체가 모두 이득을 얻을 수 있는 방향으로 「윈윈전략」을 추진해야 한다는 게 최 회장의 기본 생각이다.

 최 회장은 이와 함께 최근 케이블TV사업자들의 경영이 호전되고 있는 데다 가입자들의 케이블TV에 대한 인식도 크게 나아지고 있어 올해 케이블TV 시장전망이 비교적 밝다고 낙관적으로 말했다. 특히 채널 티어링이나 보급형 채널의 확산으로 케이블TV 가입자가 증가추세에 있다는 점을 호재로 꼽았다.

 최 회장은 이같은 케이블업계의 노력이 가시적인 성과를 보이는 2002년 말쯤이면 국내 케이블TV 가입자가 1000만명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중계유선과의 통합, 티어링이나 보급형 채널의 확산으로 충분히 가능한 수치라는 지적이다.

장길수기자 ks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