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iBiz 36> 非 IT기업 성공사례

 『내가 GE에 근무하면서 인터넷 비즈니스보다 더 중요한 일은 없었다. 내 업무의 우선 순위는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인터넷 비즈니스다.』

 GE플라스틱 잭 웰치 회장의 인터넷 비즈니스에 대한 의지다. 인터넷 기업이 아니면서 인터넷 비즈니스에 대한 신념이 이같은 CEO는 드물다. 잭 웰치 회장은 인터넷 비즈니스를 시작하면서 스스로 모든 것을 바꿨다.

 손으로 쓰던 지시사항이나 메모를 E메일로 바꾸고 이러한 내용들을 온라인으로 모든 직원들이 볼 수 있도록 했다. 회의라는 번거로운 절차와 공지를 인터넷으로 해결했다. 또 공장의 현장 근로자들을 위해 「키오스크」를 설치해 누구나 쉽게 인터넷에 접속, 인터넷 비즈니스를 수행할 수 있게 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조직내 가장 우수한 인력을 인터넷 비즈니스에 전진배치하고 이를 최우선으로 추진할 것을 지시하는 한편 집중적인 인터넷 교육을 받을 것을 종용했다. 특히 GE플라스틱의 인터넷 비즈니스 핵심은 12개 사업부문 모두에 설치한 전략기획팀 「Destroy Your Business.com」이다.

 최근 「E비즈니스의 미래와 효과적인 제휴전략」을 주제로 열린 세미나에서 이 회사 조나 홍 전자상거래 담당자는 미국 GE플라스틱에서 E비즈니스를 위해 조직한 전략기획팀 「Destroy Your Business.com」에 대해 강조한 바 있다. 그는 『DYB팀의 경우 GE 최고경영자 잭 웰치 회장이 기존의 사업방식을 탈피하고 인터넷 전자상거래를 향후 GE의 모든 사업에 도입하기 위해 설립한 그룹내 특별 태스크포스팀』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이 팀의 설립목적에 대해 『기존의 사업을 파괴시킬 수 있는 향후 모든 전자상거래방식의 사업 개념을 경쟁자가 도입하기 전에 미리 내부에서 도출해내 이를 조속히 반영하는 것』이라며 『팀원은 20, 30대 초반의 젊고 패기있는 인터넷 신봉자들로 구성하는데, 이 팀은 GE내부의 어떤 조직과도 연계되어 있지 않은 회장 직속기관』이라고 덧붙였다.

 조나 홍 담당자는 이어 『이 팀의 주요업무는 전자상거래 관련 연구개발 및 사업별 전략 수립, 그리고 조직내에서의 변화관리 책임자로서 전자상거래 사업 추진 및 수행』이라고 전제하고 GE는 이 인재들의 결속 강화 및 유지를 위해 스톡옵션제를 실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즉 「DYB」는 기업 내부의 전자상거래 문화(E컬처)를 확립하고, 전 직원의 인터넷 비즈니스 교육 및 회사와 조직의 창의력 개발을 지원한다. 또 창의적인 인터넷 비즈니스 전략을 수립하고 전자상거래의 생활화 및 직원들의 인터넷 비즈니스에 대한 의욕과 관심을 고조시키며 미래 인터넷 비즈니스 지도자를 양성하자는 것이다.

 GE는 향후 이 DYB를 중심으로 도출되는 새로운 인터넷 전자상거래 사업 모델들을 전세계 12개 글로벌 사업에 적용해 앞으로 전자상거래 중심의 사업방식 전환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이같은 인터넷 비즈니스 전략은 세계화, 서비스, 6시그마와 더불어 2000년 4대 중점 과제 중의 하나로 잭 웰치 회장의 의지로 강력하게 추진되고 있다. GE그룹에 인터넷 비즈니스가 본격적으로 도입되기 시작한 1997년, GE폴리머랜드가 인터넷 홈페이지를 오픈해 플라스틱의 온라인 판매를 시작했다. 이어 지난해에는 미국내 매출액의 50%를 인터넷을 통해 달성했고 전자상거래가 활성화하면서 고객으로부터 주문을 받고 상담을 담당하는 고객서비스 부서의 인원이 75명에서 45명으로 감소했다.

 또 걸려오는 전화통수도 일주일 평균 1000건 이상 감소, 25%의 일손 절감을 이루었다. 이같은 비용절감을 통해 생산성이 50% 이상 향상됐는데 비인터넷 기업으로서 인터넷 비즈니스의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꼽히게 됐다. 이러한 성공사례를 지난해에는 전세계 사업장으로 확대함과 동시에 추가 고객서비스를 웹을 통해 제공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

 GE플라스틱의 인터넷 비즈니스 성과로는 비용절감을 통한 생산성 향상이라는 측면과 함께 고객에게 더 가까이 다가섰다는 것이다. 이는 신규고객 증가로 인한 판매 및 구매 라인 확대와 고객서비스 향상으로 연결됐다. 또 사내에서는 직원만족과 함께 전 비즈니스가 인터넷화함으로써 새로운 기업문화가 창출됐다. 특히 GE플라스틱의 인터넷 비즈니스는 속도를 중요시한다. 상·하반기와 1년 단위로 나뉘던 사업계획이 3개월로 축소돼 「단기전략」이 정착됐다.

 GE플라스틱은 B2B 모델의 부재상태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후발주자로서 높은 생산성을 기록하고 짧은 기간에 가시적인 성과를 얻는 데 성공한 기업으로 기록됐기 때문이다. 이는 무엇보다 CEO인 잭 웰치 회장의 강력한 의지가 한몫한 것으로 분석된다. 인터넷 비즈니스를 밑에서부터 발로되는 상향모델과 CEO의 의지에 의해 조종되는 하향모델로 나눌 경우 GE플라스틱은 하향모델에 속한다. 인터넷 비즈니스에서 CEO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시사하는 대목이다.

이경우기자 kw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