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전화가 개인 이동통신인 반면 주파수공용통신(TRS)은 물류기업을 주 대상으로 하는 기업통신 수단이다.
90년대 중반 이후 이동전화가 통신시장을 주도하는 서비스로 각광을 받아 온 반면, TRS는 일반인들에게 인지도가 낮아 음지에 가려진 서비스로 마치 사장되어 가고 있는 듯한 인식을 받아왔다.
그러나 각 통신 서비스마다 나름대로의 장점과 소비자에게 편익을 제공할 수 있는 고유 가치를 지니고 있기에 동일한 잣대를 가지고 평가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본다.
우리 경제가 갖고 있는 문제 가운데 하나는 선진국에 비해 물류비용이 높아 국가 경쟁력이 뒤떨어진다는 점이다. 한국의 물류비용이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6.5%로 미국의 10.7%, 일본의 9.5%에 비해 매우 높으며 선진국에 비해 약 20년의 격차가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러한 물류비용의 절감에 크게 기여할 수 있는 통신수단이 바로 TRS다. TRS는 일대 다수 통신(디스패치)을 기본으로 음성과 데이터를 동시에 주고받을 수 있을 뿐아니라 디지털화를 기반으로 깨끗한 통화품질을 구현할 수 있는 복합통신서비스다.
특히 이동차량의 효율적인 관제 및 물류 흐름의 실시간 관리를 위해서는 지금까지의 통신수단이 제공하지 못한 최적의 통신 서비스라 할 수 있다.
현재 TRS사업자 별로 IMF이후 수요의 침체, 시설투자 여력의 부족 등으로 인해 경영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으나 국가 기간통신망의 하나로서 제 위치를 찾아가도록 하는 것이 궁극적으로는 물류시스템의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TRS를 활성화하는 방안이 현 시점에서 매우 절실한 과제라 생각한다.
무엇보다 먼저 TRS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TRS사업자들의 수요창출을 위한 노력이 시급하다.
현재의 단순한 음성 및 데이터 서비스로는 시장 경쟁에서 한계가 드러나기 때문이다. 따라서 고객의 요구에 부합하는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해야 하며 종합물류정보망, 지능형교통체계(ITS)와 연계해 부가가치를 창출해야 한다.
둘째, 정부나 지방자치단체들의 교통 및 물류시스템의 개선을 위한 정책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2002년 월드컵을 겨냥해 이미 서울시를 시작으로 각 지자체들은 택시문화의 개선을 위해 무선시스템의 장착을 의무화하는 방향으로 나가고 있으며, 이를 위해 자금지원 예산을 편성하고 있는 것이 일례다.
물류 부문에서도 92%에 달하는 자가용 화물차들을 효율적인 수송시스템 체제 안으로 유도하기 위해 각 거점별로 물류기지를 시급히 건설해야 한다. 이러한 정책을 통해 교통 및 물류의 개선은 물론 TRS부문도 수요 진작의 효과를 얻을 것이다.
셋째, 기업들의 물류정보화에 대한 투자도 한 변수다. 미국 넥스텔, 일본 MCA 및 유럽 돌핀 등의 TRS사업자들이 적극적인 마케팅 전략, 과감한 투자 및 정부의 정책적 지원으로 기업통신 서비스로서의 위치를 확고히 한 것을 타산지석으로 삼아, 한국의 TRS산업도 현재의 어려운 고비를 슬기롭게 극복한다면 통신산업에서의 제 위치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