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학재단 김정덕 사무총장
이공계 대학의 기초연구개발을 지원해 온 한국과학재단의 새천년 목표는 「글로벌 리서치 빌리지(Global Research Village)」 구축이다. 글로벌 리서치 빌리지는 우리나라의 연구인프라 구축이 완료돼 세계 첨단연구가 진행되는 국제사회를 말한다. 그야말로 지식기반사회, 세계 과학기술 주도국가를 의미한다.
이러한 내용의 국제적 연구중심 국가가 되기 위해서는 우수 과학자 유치 및 글로벌시대에 적응할 수 있는 연구풍토 조성이 시급하다. 한국과학재단 김정덕 사무총장이 꿈꾸는 사회는 경쟁력을 갖춘 우수연구집단을 육성할 수 있는 사회다. 김 총장은 이를 위해 우선 목적기초연구과제를 발굴·지원하고 이와 걸맞은 세계 최고수준의 연구 지원·평가 시스템을 구비할 계획이다.
『세계적인 연구결과물을 도출하기 위해서는 연구성과, 연구자 및 연구기관에 관한 정보를 국제사회와 공유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연구정보가 공유될 경우 중복투자 방지는 물론 기술개발 주기가 빨라질 것입니다.』
김 총장이 구상하는 연구행정 및 평가 시스템은 「공개」와 「공유」에 원칙을 두고 있다. 폐쇄적인 연구행정은 과학기술계의 왜곡을 가져올 수 있으며 이로 인해 과학기술 발전을 저해하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김 총장은 재단운영을 공개적·공격적으로 할 계획이다.
직원들의 지식정보화 능력을 배가시키겠다는 것이 그의 첫번째 운영방침이다.
이를 통해 그는 연구과제 선정 및 평가기법을 혁신하고 경영의 투명성을 제고하겠다고 강조한다. 김 총장의 말대로라면 현재 추진중인 각종 사업에 대한 틀이 대폭 정비될 전망이다.
과학재단은 2000년 기초연구사업의 정책추진방향을 우수한 연구인력 활용 및 양성, 연구활동지원 기반구축, 연구활성화 기반조성에 두고 있다.
『우선 첫 해에는 연구분야별로 중심이 되는 연구거점을 확보하고 연구비 확충 및 연구시설과 연구지원체제 정비에 주력할 계획입니다. 이에 따라 기초분야 연구비도 전년 대비 12.5% 증가한 1550억원을 투입하겠습니다.』
과학재단은 올 한해 목적기초, 대학연구지원사업, 인력양성사업, 국제공동연구 등 다양한 지원을 시행키로 했다.
과학재단은 지난 90년부터 시행중인 우수연구센터사업을 현재 지원중인 61개 연구센터 외에 총 40여개의 우수연구센터를 추가로 선정, 대학내 과학기술 인프라 구축 및 인력양성에 적극 나설 방침이다. 우선 올해 안에 지정공모분야 3개 센터를 포함해 22개 이내의 우수연구센터를 신규로 선정키로 하고 상반기중 연구계획서 접수 및 평가를 실시할 예정이다. 또 목적기초지원사업에도 지난해보다 62% 증액된 705억원을 투입해 올 상반기중으로 과제를 공모, 다양한 유형의 연구개발을 지원키로 했다.
지난 95년부터 지원하기 시작한 지역협력연구센터에 대한 지원도 대폭 강화할 계획이다. 지역협력연구센터가 해당지역의 산업발전에 크게 기여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자치단체들로부터 상당한 호응을 얻고 있기 때문에 센터와 지역기업간 긴밀한 공조가 이뤄지도록 적극 협조할 방침이다.
『지역협력연구센터에 대한 지역내 평가가 상당히 좋습니다. 2000년에는 95년에 지정한 3개 센터에 대한 6년차 중간평가와 98년에 지정한 13개 센터에 대한 3년차 중간평가를 실시해 이를 중간점검의 기회로 삼겠습니다. 이를 통해 지역내 기업들에 연구성과가 확산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방침입니다.』
김 총장은 또 「인턴연구원지원사업」 「박사 후 해외연수지원사업」에 대해서도 신진과학자 양성이라는 측면을 고려, 안정적인 지원계획을 수립해 놓고 있다.
특히 박사 후 과정 해외연수지원사업은 연수지의 환율제한폭을 폐지해 체재비를 일정수준 이상 현실화시키는 등 미래 과학기술자에게 안정적 연수환경을 제공키로 했다.
이밖에 26개국 42개 기관과 협력각서를 교환, 운영중인 과학기술 국제교류활동도 더욱 강화해 국내 과학기술 선진화를 도모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올해에는 한·일, 한·중 기초과학교류위원회 및 일본과의 대학거점 연구지원사업 확대를 통한 동북아지역의 기초과학 협력을 활성화시키기로 했다. 또 한·미, 한·독 특별협력사업을 통해 세계 과학기술을 선도하고 있는 미주 및 구주지역 과학기술협력의 디딤돌로 활용키로 했다. 연구인프라 구축에도 전력을 기울일 예정이다.
올해중으로 과학재단이 보유하고 있는 다양한 형태의 과학기술지식들을 조직화하고 통합해 고부가가치 창출에 활용할 수 있는 과학기술지식 공유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김 총장은 과학재단이 보유하고 있는 연구정보를 DB화해 이를 내부업무에 활용하고 과학기술자, 연구과제 및 제안서 평가자에게도 제공키로 했다.
뿐만 아니라 연구과제 공모 안내부터 제안서 접수, 선정, 선정결과 통보, 과제결과 보고 및 평가, 사후관리에 이르는 연구지원 관리업무 과정을 포함하는 인터넷 기반 연구지원 관리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지난해 많은 인력이 자의반 타의반으로 연구터전인 대덕연구단지를 떠났습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서는 안됩니다. 대덕연구단지는 과학기술계의 미래일 뿐만 아니라 우리의 미래이기 때문입니다.』
연구원과 공무원 생활을 두루 거치면서도 과학기술계와 인연을 끊지 않아온 김정덕 사무총장의 새천년 포부는 「과학기술이 우리의 미래」가 되는 것이다.
대전=김상룡기자 sr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