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벤처기업(344)

 나는 지나온 일에 그녀를 개입해서 생각해 본 일이 없었다. 나는 오로지 사업의 여정만을 떠올렸을 뿐이다. 그러나 그녀는 자기와의 일을 공상한 것으로 믿고 있었다. 여자의 단순성이기도 하지만 그것은 당연한 일이었을 것이다. 그렇지만 나는 지나온 사업만을 떠올렸다는 말을 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고개를 끄덕이면서 말했다.

 『우리가 처음 만났을 때의 일이 떠오르는군. 기억나요?』

 『오빠 심부름을 왔을 때 말이예?』

 『맞아. 송 중위가 돈을 입금하라고 나를 시키면서 당신을 찾아가라고 했지. 그런데 난 처음에 당신이 송 중위의 애인인 줄 알았지.』

 『하하하, 주책이야.』

 술이 취해서인지 그녀의 웃음소리가 컸다. 그녀는 자신의 웃음소리가 큰 것을 재빨리 느끼고 걱정스럽게 말했다.

 『술을 너무 마셨나봐. 집에 닿을 때까지 술이 깨야 할텐데 우야노.』

 『그 정도는 괜찮아. 두어 시간 지나면 깨겠지 뭐. 그런데 한 가지 미리 말해 둘 것이 있는데 말이야.』

 『뭔데예?』

 나는 망설이다가 용기를 내어 입을 열었다.

 『내가 그 동안 우리 부모님에 대해서 말하지 않았는데, 이제는 알고 있어야 될 것 같아 하는 말인데….』

 『뭘 그렇게 더듬노? 안해도 알아예. 아버지는 노가다판에 나가는 토목업자고, 어머니는 점보는 것을 좋아한다꼬 했잖아예.』

 『그것도 그것인데,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나의 부모님들이 그렇게 평범한 분들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아서 하는 말이야. 아버지는 배운 것도 없고 노가다판에서 잔뼈가 굵고, 그곳에서 생활해서 그런지 욕을 잘 하시지. 술에 취하지 않아도 욕이 습관화되어 아무 때나 아무에게나 욕을 하시지.』

 『그래서예?』

 『그래서 혹시 당신을 만나고도 욕이 튀어나오면 놀라지 말라는 거야. 그것은 당신을 싫어해서가 아니라, 오히려 좋으면 욕이 나올 수 있다는 것이지. 욕을 먹었다고 분하게 생각하거나, 당신이 마음에 들지 않는 것으로 생각하지 말라는 거야. 미리 알고 있어야 할 듯해서 하는 말이야.』

 여자가 재미있다는 표정으로 웃었다. 거기까지는 재미있는 말이 될 수 있지만, 시어머니 이야기가 나오자 입장이 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