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일 등 선진국을 필두로 세계 주요 국가들이 사활을 걸다시피하면서 첨단 2차 소형전지 개발에 나서는 이유는 2차 소형전지 시장 규모가 방대하기 때문이다.
전지분야에서 세계적으로 가장 권위있는 조사기관으로 평가받고 있는 일본 노무라연구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소형전지시장의 규모는 5610억엔을 상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98년보다 20% 정도 늘어난 수치다.도표참조
여기서 주목되는 것은 2차 소형전지 시장이 급속히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기존 2차 전지인 니켈수소, 니켈카드뮴 전지는 증가추세가 둔화되는 반면 현재 주력 기종 역할을 하는 리튬이온전지의 시장이 크게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처럼 리튬이온전지 시장이 눈덩이처럼 부풀고 있는 까닭은 이 전지가 대부분 컴퓨터·이동전화기 등 첨단 정보통신기기의 전원으로 사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차세대 2차 전지로 급부상하고 있는 리튬폴리머전지의 성장속도는 괄목할 만한 수준이다. 노무라연구소측은 지난해 19억엔에 불과했던 세계 리튬폴리머전지 시장 규모는 올해 150억엔대를 넘어서고 오는 2004년경에는 440억엔대에 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미국의 전지 전문 시장 조사 업체인 SRD는 리튬폴리머전지 시장을 더욱 밝게 보고 있다. SRD는 오는 2005년경 리튬폴리머전지 세계 시장 규모가 지난해보다 무려 170배 늘어난 3400억엔에 이를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특히 리튬폴리머전지의 탑재가 확실시되고 있는 스마트 폰 및 노트북컴퓨터·이동전화기 등 3대 시장에 한정한 것으로 MP3 플레이어 등 휴대형 음악플레이어로 용도가 확대될 경우 시장 규모가 더욱 커질 것이라는 게 SRD의 분석이다.
노무라연구소측은 세계 전지 시장을 이처럼 밝게 보면서도 절대 시장 규모는 올해를 기점으로 서서히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기존 2차 전지인 니카드와 니켈 카드뮴전지의 수요가 줄어들고 리튬이온전지 업계의 과당 경쟁으로 전지당 가격이 크게 떨어질 것으로 예측된다는 분석에 기초한 것이다. 노무라연구소의 2차 소형전지 시장 전망 분석 자료는 이제 막 이 사업에 참여하려는 국내 전지업계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볼 수 있다.
이미 2차 전지 선진국인 일본의 경우에도 몇몇 기업이 2차 전지 사업에서 철수하고 있다는 소문도 들려오고 있다. 이는 기술 개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투자 규모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반면 가격 하락으로 투자 수익성은 급전직하로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