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IT업체의 "약속의 땅" 테헤란로 25시(3)

박태웅 인티즌 사장

 『테헤란로를 IT의 메카로 인식하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그만큼 많은 인력이 IT업종에 종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저 역시 테헤란로의 한사람으로서 첨단 IT업종에 종사한다는 사실에 큰 자부심을 느끼고 있습니다.』 인터넷 허브 사이트 「인티즌(www.intizen.com)」의 박태웅 사장은 테헤란로를 사랑하는 대표적인 인물이다. 인터넷에 인생을 걸고 기자라는 전 직업을 과감하게 내팽개친 인물이기도 하다.

 박 사장의 전 직장은 한겨레신문사. 국제부 기자 등 화려한 기자직을 거친 중견기자임에도 불구하고 미련없이 기자직을 버렸다. 이유는 간단하다.

 『인터넷에 가장 잘 어울리는 직종이 기자입니다. 매일 마감시간과 싸우며 기사를 쓰는 기자의 생리상 콘텐츠는 딱 어울리는 사업이라고 할 수 있죠. 지금까지 기자직을 버린 것에 대한 미련은 조금도 없습니다.』

 만리동재를 버리고 테헤란로 행을 결심한 이후 박 사장은 인터넷만을 생각했다. 네티즌과 호흡할 수 있는 살아있는 인터넷을 만들기로 결심했다. 그래서 인티즌의 사장직을 쾌히 승낙한 것이다.

 인티즌은 인터넷 경매 서비스인 옥션을 비롯해 영화 예매사이트 맥스무비, 컴퓨터 서적 판매사이트 와우북, 부동산뱅크의 네오넷, 식도락 사이트 메뉴판, 음악CD 판매사이트 포노그래프, 육아전문 사이트 베베타운 등을 한데 연결해 마치 하나의 사이트처럼 이용할 수 있는 사이트. 최근에는 대형 할인점 킴스클럽 사이트와도 연계해 쇼핑몰 부분까지 확대했다. 인티즌은 미래와사람과 한국종합기술금융(KTB)이 투자한 회사로 이들 회사가 투자한 업체들과 사업 연계도 손쉽게 이루어지고 있다.

 사업 처음부터 행운이 따라 일이 순조롭게 풀린다는 박 사장은 『행운만으로 인터넷사업을 이끌 수 없다』며 『테헤란로에서 근무하는 기업들이 겉으로는 화려해 보여도 대부분 밤을 설치며 일하는 3D직종 종사자들』이라고 현실을 강조했다.

 그 역시 밤을 낮삼아 일한다. 사람을 만나도 항상 사업과 연계된 일이다. 일 없이 논다는 것은 생각조차 할 수 없다. 그가 테헤란로에 발을 들여놓은 이후 가족들의 면회(?) 횟수는 더욱 줄어들었다. 그래도 미래가 있어 일이 즐겁다.

 『앞으로 몇년 후 테헤란로의 대표 인물로 남고 싶은 것이 솔직한 심정입니다. 저뿐만이 아니라 대부분 벤처인들의 소망일 것입니다. 그날을 위해 수많은 벤처인들이 소리없이 경쟁을 하고 있는 거죠.』 테헤란로의 영화 뒤에 숨은 고통을 잊지 말아 달라고 부탁하는 그의 표정이 의연하다.

이경우기자 kw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