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털사이트의 TV광고, 브랜드로 승부한다.

 일본에서 지난해 가을부터 연말에 걸쳐 검색 포털사이트 「라이코스재팬」의 선전전략이 큰 화제가 되었다. 라이코스재팬은 증자 및 전환사채의 발행 등으로 지주회사인 미국의 라이코스 및 스미토모상사, 가도가와 서점 등으로부터 34억엔에 달하는 자금을 조달, 총 7억엔에서 8억엔으로 추정되는 비용을 투자해 TV 광고를 시작했기 때문이다.

 라이코스의 광고에는 유명가수인 「하마자키 아유미」와 검정색 「러브래돌」이라는 인기 캐릭터 개가 기용됐다. 이와 함께 하마자키의 소속사인 에이백스와 제휴해 CD 재킷 및 포스터에 라이코스재팬의 URL을 넣거나 역에 붙이는 포스터 및 전차 안의 광고를 공동으로 실시하는 등의 선전활동을 계속 전개하고 있다.

 이 같은 노력으로 광고효과가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일경넷비즈니스의 조사에 의하면 사이트 검색시에 라이코스재팬을 최초로 이용하는 사용자는 지난번 조사 때의 2배로 늘어났다. 특히 라이코스재팬의 하루당 검색건수는 CM 방영 이전의 200만 페이지뷰에서 CM이 나간 지 겨우 한달만에 320만 페이지뷰로 1.5배나 늘어났다. 라이코스재팬은 이 기세를 몰아 2월말까지 CM을 내보낸다는 방침이다.

 이 회사 요시다 가즈오 사장은 『라이코스 브랜드의 인지도를 높이고 검색건수를 늘리는 데 역점을 둬 업계 톱이라는 「야후(Yahoo)! 재팬」을 따라잡겠다』고 의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다른 사이트들도 이 같은 광고전에 속속 참여하고 있다. 「infoseek」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는 인포시크는 라이코스보다 한발 앞선 99년 9월부터 TV CM을 방영했고 동경시내 수많은 역에도 포스터를 게시해 놓은 상태다.

 또 1일 4700만 페이지뷰로 2위인 「goo」보다 5배 가까운 검색건수를 자랑하는 「Yahoo! 재팬」을 운영하는 야후도 99년 10월부터 이달초까지 1억4000만엔 정도를 투자해 TV CM을 방영했다.

 지금까지의 포털사이트는 그 검색엔진의 성능 및 콘텐츠 메뉴의 풍부함 등 기술과 기능면으로 경쟁을 거듭해왔다. 그러나 『「도토리 키재기식」의 경쟁을 계속한 결과 어느 쪽도 비슷비슷한 메뉴가 되어버렸다』고 익사이트사의 야마무라 쓰네히로 제너럴매니저는 밝히고 있다.

 EC서비스를 제공하는 몇 안되는 사이트를 제외하고 검색기능과 뉴스배신, 게시판 등 일종의 「커뮤니티서비스」라고 하는 분야에서는 거의 대부분의 사이트가 유사한 콘텐츠의 구축으로 차별화에 고심하고 있는 상황이다.

 게다가 99년 여름 무렵부터 인터넷수요자의 「질」이 크게 변하고 있다. 인포시크는 99년 9월부터 10월에 걸쳐 웹사이트 및 팩스, 길거리 앙케트 등 다양한 수법을 통해 비인터넷 사용자를 포함한 3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수요자층에 변화가 일어나고 있음을 발견했다.

 인포시크의 앙케트 결과를 기초로 인터넷 수요자를 4종류로 분류해 보면 첫번째는 깊은 관심을 갖고 있는 「마니아」, 둘째로는 비교적 비즈니스맨에 많은 주위반응에 민감한 「밸런서」, 그리고 세번째는 여성을 중심으로 한 「현명한 이용자」, 네번째는 유행에 민감한 「부머」 등으로 구별됐다. 이에 대해 『이전의 사용자는 마니아와 밸런서가 많았지만 최근 1년간에 절대수를 차지하게 된 것이 현명한 소비자며 증가수에서는 부머가 가장 많다』고 이 회사의 미즈시마 히사미쓰 마케팅부 부장이 밝혔다.

 이러한 「새로운 수요자」가 포털사이트에 원하는 요소는 기존 사용자와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미 어느 사이트에서도 전체에서 차지하는 검색사이트의 조회건수 비율이 급감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예를 들어 「Yahoo! 재팬」은 지난 98년 9월에 65%를 점유하고 있던 검색서비스 조회건수가 1년만에 41.3%까지 감소하고 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게시판 등의 커뮤니케이션이 4%에서 28.4%까지 7배나 신장됐다. 라이코스재팬에서도 99년말에는 검색서비스의 조회율이 50% 미만으로 나타났고 익사이트재팬 역시 25%까지 저하됐다.

 이에 대해 야후 관계자는 『검색사이트의 용도는 비즈니스맨들을 위한 사무용에서 이제는 일반인의 즐거움을 충족시키기 위한 방편으로 변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게다가 앞으로 이러한 새로운 수요자는 점점 늘어날 전망이다. 99년의 「통신백서」에 따르면 98년 인터넷의 세대보급률은 전년대비 약 5% 증가한 11%로 집계됐다. 이 상태가 계속 유지되면 2000년에는 세대보급률이 20%를 넘어설 것이 확실시 된다. 이는 2001년 봄까지 현재의 사용자와 거의 같은 수의 새로운 수요자가 인터넷의 세계에 참여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새로운 수요층을 잘 받아들이면 현재 하위에 랭크돼 있는 포털사이트라도 일약 상위로 비약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이 점에 가장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있는 회사가 바로 라이코스재팬이다. 이 회사의 사업기획실 히라이데 시니어매니저는 『사용자의 신규확보를 위해 TV광고 등 선전활동에 주력, 라이코스 브랜드의 인지도를 높이는 것이 무엇보다 효과적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익사이트의 야마무라 제너럴매니저는 『포털은 편의점에서 팔고 있는 우롱차와 같은 것으로 맛도 가격도 큰 차이가 없다. 결국 이기는 것은 브랜드 인지도가 있는 상품이다』라고 지적했다.

 TV를 이용한 광고전략이 브랜드를 인지시키는 데 가장 효과적인 방법인 이상 향후 다른 사이트에서도 이 방법을 채택하지 않을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단지 TV에서의 프로모션에는 거액의 자금이 따르고 라이코스재팬이 증자를 결정한 것도 자금확보 차원에서였다. 포털업계는 점점 운영기업 및 출자기업의 체력에 승부를 거는 양상으로 변화하고 있다.

명승욱기자 swmay@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