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 열풍에 중년이 부활하고 있다.
젊은 세대에 뒤지지 않는 실력과 경험을 보유했다. 지인 관계도 두텁고 사업 경험도 만만치 않다. 경영노하우는 쌓일 만큼 쌓였고 숙련도도 최고치다. 최근 인터넷과 벤처로 무장한 중년의 벤처인들이 실력을 과시하고 있다. 젊음으로 치장된 벤처업계에 도전장을 내민 것이다. 다시 한번 「노장은 죽지 않는다」는 신화를 재현하기 위해 벤처밸리 한 구석에서 땀방울을 흘리고 있다.
음성전자우편 소리메일과 XML기술개발에 한창인 휴쳐인터넷의 이창호 사장은 요즘 발이 열 개라도 모자란다. 45세를 훌쩍 넘긴 나이에도 젊은 벤처사장 못지 않은 정열을 분출하고 있다. UN산하 EDI표준제정위원회(UN/CEFACT) XML워킹그룹 의장이면서 커머스넷코리아 XML 워킹그룹 고문, EC연구회 연구위원직을 맡고 있기 때문에 하루가 멀다하고 세미나에 해외 출장이다. 이 사장은 지난해까지만해도 강남대학교 산업공학과 교수였다. 사업에 전념하기 위해 휴직계를 낸 상태로 1분 1초가 금쪽같다. 강단의 이론을 사업에 적용하기 위한 노력으로 그의 사장실 겸 연구실은 언제나 후끈거린다.
「경력이라면 묻지마라.」 청와대 CIO보좌관을 박차고 인터넷 벤처기업 인터빌리지를 세운 오익균 사장 역시 45세의 중년. 데이콤, 한국전산원, 청와대 CIO보좌관을 거쳐 벤처사장으로 변신했다. 그가 벤처사업에 뛰어든 결정적 동기는 소외된 지방 인터넷을 활성화 시키자는 취지에서다. 산간오지까지 초고속 통신망의 혜택을 부여하자는 뜻에서 지역 ISP를 주창하고 나섰다.
그의 벤처 사무실에는 누구나 와서 인터넷에 관련된 작업을 할 수 있는 「벤처를 생각하는 사람들」이란 독특한 공간이 있다. 물론 무료다. 90년초 국내 최초로 인터넷 하숙방을 열었으며 대덕 금성초등학교에 인터넷을 도입, 「키드넷」을 창시하기도 한 그의 인터넷 사랑이 벤처사업가로의 변신을 부채질했다.
이경우기자 kw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