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4.5%. 최근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가 예상한 전년대비 올해 소프트웨어(SW) 수출증가율이다.
지난해 수출증가율이 98년 대비 92.8%인 것에 비하면 이같은 올해 예상 수치는 무리하다 싶을 정도로 높게 잡혀 있다. 금액상으로도 지난해 1억1346만달러에 비해 3배 이상 늘어난 3억4544만달러에 이른다.
이같은 증가율을 미리 의식이라도 한 듯 최근 국내 SW 업체들은 경쟁적으로 해외 진출을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해외 진출을 위한 SW 업체들의 첫걸음은 다국어판을 개발하는 것이다. 나모인터랙티브는 최근 「나모웹에디터」의 영어, 일본어판에 이어 유럽과 동남아, 서부 아프리카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불어판을 발표했다. 또 독일어판, 스페인어판, 이탈리아어판, 포르투갈어판, 중국어판 등을 계속 출시해 전 세계 시장을 대상으로 영업을 펼친다는 계획이다.
다존기술은 인터넷쇼핑몰 구축 툴인 「웹빌더」의 일본어판을 개발하고 향후 2년 동안 200만달러 규모의 제품을 일본에 수출하는 계약을 맺었으며 인터넷 보안 전문업체인 어울림정보기술은 40억원 규모의 영문판 방화벽 제품을 내놓았다.
이밖에 시큐어소프트도 일본어판, 영문판 방화벽 제품 개발을 완료하고 해외시장을 노크하고 있으며 한글과컴퓨터가 아래아한글의 중국어판 워드프로세서인 「문걸」, 안철수바이러스연구소는 영, 일, 중국어 보안 솔루션을 올 상반기에 각각 내놓는다는 계획이다.
해외법인 설립도 줄을 잇고 있다. 지능형 검색엔진 전문업체인 라스21은 이미 설립된 미국·일본·독일·프랑스 등의 해외법인에 이어 올해 영국·중국·인도 등에 현지법인을 설립할 예정이다. 이를 바탕으로 라스21은 올해 300억원 이상의 매출을 해외에서 올린다는 계획도 세워놓고 있다.
또 웹메일 솔루션업체인 쓰리알소프트는 미국 현지법인 이름으로 일본에 법인을 만든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이들 업체 외에 웹 애플리케이션 서버 업체인 엑스온시스템, 자바 개발 툴 업체인 블루넷인터내셔널, 전자문서관리 시스템 업체인 사이버다임 등도 각각 해외법인 설립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이처럼 SW 업체들이 앞다퉈 해외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지만 결과가 항상 장밋빛만은 아니다. 그동안의 전례에 비추어볼 때 국내 업체들이 발표하는 SW 수출규모는 수십억원에서 수백억원에 이르고 있지만 실제 계약이 성사된 결과를 살펴보면 고작 수억원에 그치는 경우도 자주 나타나고 있다.
국산 SW의 해외 진출이 소기의 성과를 거두지 못하는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가장 큰 이유는 제품의 기술적 완성도에 치중한 나머지 시장조사나 현지화, 유통업체와의 파트너십 등 마케팅 분야에 대해 철저한 준비가 이루어지지 못했다는 것을 꼽을 수 있다.
특히 해외법인의 현지화는 해외진출 성공을 좌우하는 필수조건이다.
나모인터랙티브의 김흥준 사장은 『현지법인은 현지 투자자와의 합작해 만들고 대표도 그 나라의 인재 중에서 고를 것』이라며 『합작법인 형태는 무리한 독자적 진출에 비해 위험 분산과 마케팅 활동에 유리하기 때문』이라고 밝히고 있다.
남보다 한발 앞서 해외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SW업체 관계자들은 『국내 SW업체들이 성공적으로 해외진출을 이루기 위해서는 제품 품질과 더불어 해외업체와의 공동법인 설립 같은 전략적 제휴가 매우 중요하며 여기에 현지화나 온라인 판매 등 새로운 마케팅 기법을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동준기자 djjang@etnews.co.kr